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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눈높이 강조하는 퀵서비스 요원 유영재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8.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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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가입절차 사라져야”
온라인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PC패키지나 콘솔 게임과는 달리, 한 가지 과정을 더 거치게 된다. 바로 게임회사의 회원 가입 조건이 그것이다. 그러나 문제 발생시 자신의 계정을 보호받고, 자신을 증명키 위한 과정에 앞서, 불평등 계약인 동시에 개정의 요소가 적지 않다며 목소리를 드높이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 유영재씨를 만나봤다.

“말이 좋아 회원 가입이지, 이게 어디 회원가입입니까.” 자리를 잡기 무섭게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유영재씨(32, 서울시 성북구)의 말 속에는 적잖이 분노가 담겨져 있었다. “모든 게임이 다 그렇습니다.
가입절차에 무엇 때문에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한지 정말이지 모르겠고, 작디작은 글씨로 깨알같이 적혀있는 가입 동의서는 읽기도 힘들뿐더러, 내용이 표시된 화면 창도 작디작죠. 마우스로 수십번을 클릭해야만 전부 다 읽을 수 있으니까요. (눈살을 찌푸리며)마치 알려고 하지 말라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유영재씨는 온라인 게임고수 중에서도 골수에 속할 만큼, 게임 매니아다.

하지만 그의 성격상, 어느 하나의 게임에서 지존이 되기보다는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왔다. 그러던 중, 불현듯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고. “왜 이토록 많은 내용의 동의 항목들이 존재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더군요. 여기에 한번 내용을 제대로 읽어 보려 해도 ‘복사하기-붙여하기’ 기능조차 안 되더군요. 뭐 그리 비밀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이뿐인가요? 왜 어려운 말들로만 도배를 했는지 저처럼 무지한 사람은 알기도 어렵고요.” 그의 말이 이어진다.

“그런데 말입니다. 해당 온라인게임들 중에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들도 적지 않거든요. 이들이 어찌 이를 다 이해할 수 있겠어요. 그저 동의버튼을 누르고 클릭하기 바쁘죠.” 이러한 불만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유영재씨가 진정 분개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불평등 계약조건에 대한 우려가 그것이다. “물론 가입동의 항목에 단 하나의 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죠. 개중에는 정말로 유저들을 위한 계약조건이 명시돼 있을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토록 작게, 그토록 어렵게, 그토록 길게 동의 내역을 만든 이윤 이해가 가지 않거든요.”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고 있는 유영재씨의 문제 제기. 혹시 해결방안까지도 마련해 놓지는 않았을까. “당장 쉬운 말들로 대체해야겠죠.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고, 정말로 동의할지 아니할지를 선택할 수 있게끔 말입니다. 주민등록번호는 잃어버린 아이디를 찾거나 중복 가입을 막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의 정보 유출의 심각성도 간과해서는 아니 되겠죠. 퀴즈를 통하거나 다른 요소를 통해서도 주민등록번호가 필요 없는 회원 가입이 불가능할 까닭이 없지 않습니까.” 정확한 문제 인식과 해결 방안에 이르기까지. 게임 전문가들조차 지적하지 않았던 문제에 대한 그의 혜안은 여러 부분에서 빛을 발하기에 충분했다. “정부 부처나 그 뭡니까? 그 많은 게임 관련단체들은 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통일된 가입 동의서를 만든다면, 보다 투명한 가입이 가능해질뿐더러, 보다 쉽게 가입할 수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유영재씨는 자신의 생각을 담아 메일과 전화 등 수많은 게임사들에 이미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어느 곳 하나 유영재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할 일이다. 유저들은 결코 봉이 아닐뿐더러, 오래 기다려주지도 않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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