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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PD를 꿈꾸는 취업준비생 이소영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08.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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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 전문과정이 필요한 때”
게임이 좋아 게임계에 입문하고, 게임 개발에 청춘을 바치는 수많은 개발자들. 이들에게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바로 게임계에 발을 들여놓기까지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교육환경이나 입문 지침서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이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오늘 소개할 이소영씨를 통해 가시화되기에 충분했다. 그녀를 만나봤다.

“게임 개발 과정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도통 어찌해야할지 알 수가 없더군요. 기껏해야 인터넷을 서핑해 게임관련학원들을 찾아보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검증된 곳이 없더군요.” 게임 개발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는 이소영(충남 보령시, 27세)씨. 그녀는 게임개발은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특권인 것 같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비록 대학 내에 게임학과가 신설되고 수많은 게임관련학원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무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이 배워야하는 국내 게임개발의 실정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또한 서울 지역에 밀집된 게임관련학원들은 지방에 거주하는 그녀에게는 별다른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순히 수료증을 받기 위해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최소 6개월 이상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한 낭비가 아닐까요. 특히 이력서에 학원수료라고 한 줄을 추가로 적어 봤자, 이게 과연 어느 정도나 취업이나 실무에 도움이 될는지….”

사실 그녀가 처음 게임을 접하게 된 것은 불과 2년 전의 일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온라인게임에 반해 하루 먹고 자는 것 외엔 오르지 게임만 즐겼다는 이소영씨. “집에서 그러더군요. 시집이나 가라고요(웃음). 프로게이먼지 뭔지 그거 되려고 하느냐는 불호령도 여러 번 떨어졌죠. 처음엔 이런 잔소리가 너무 듣기 싫었는데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정말로 게임 개발회사에 입사하면 어떨까. 집 안에서는 미친X 소리까지 들었지만 제가 원래 한 고집하거든요.” 한번 해보겠다는 결심이 서자, 바로 준비과정에 돌입한 이소영씨.

그러나 어느 곳 하나 게임개발자 과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지 못했고 대다수의 여성 개발자들은 그래픽에 집중적으로 투입돼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 게임 기획을 해보고 싶었어요. 서적들을 찾아봤죠. 그런데 그것 아세요? 게임기획개론 등 몇몇 서적이 있기는 하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것.” 결국 그녀는 가족들을 설득해 가히 유학을 오듯 서울에 자취방을 얻고, 모 게임아카데미에 입학하기에 이른다.

총 6개월의 기획관련 교육기간. 물론 배운 것이 적지는 않았지만, 배움의 시간도, 얻은 수확물도 부족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단방향적인 강좌와 이를 보고 듣는 학습과정만 존재할 뿐, 직접 게임기획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계기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포기할 수만은 없다고 느낀 이소영씨. “다른 학원에 들어가 봤자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고요. 뭐 어쩌겠어요?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볼 밖에요.”

결국 다시한번 대학에 입학, 보다 체계적인 게임교육과정을 배우겠노라 다짐하고는 있지만, 불안감이 적지 않다. “누군가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게임PD가 되고 싶다고? 그렇다면 이렇게 해봐. 그것을 책으로든, 인터넷 정보로든, 학원에서든, 알려주는 게 그리 어려운가요?” 조금은 짜증 섞인 이소영씨의 말 속에서 우리 게임계가 나아가야할 길이 아직도 멀다고 느껴졌다면, 이는 비단 기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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