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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패키지 시장 부활을 요구하는 모델 지망생 박상진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5.11.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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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만이 전부는 아니죠”
잘못된 것을 모르는 것보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 더욱 나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살펴볼 때, 국내 게임계는 크나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강세로 시장 자체가 축소됐다고는 하나,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이 패키지 게임의 불법 공유가 그것. 이를 지적하며, 이제라도 올바른 게임문화 양성에 힘을 쏟아야한다고 외치는 어느 한 유저를 만나봤다.

“온라인게임이 주류죠. 하지만 모두들 온라인게임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이는 오판입니다. 현재도 PC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적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해 정식 발매되는 PC패키지 게임들은 손에 꼽을 만큼 적죠. 왜 일까요?”

늘씬한 키와 세련된 외모가 돋보이는 모델 지망생 박상진(25)세. 그는 모두들 온라인 게임만이 게임인양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도, PC패키지 게임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그가 PC패키지 게임의 매니아 중에서도 골수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마치 경쟁을 하듯 보다 높은 레벨, 보다 좋은 장비를 취하기 위한 성취욕이 결코 게임의 참재미가 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저도 한때는 온라인 게임을 즐겨봤죠. 하지만 게임의 주요 재미인 공성전이나 PvP를 즐기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하더군요. 수십, 수백 시간에 걸친 노가다 끝에야 만끽할 수 있는 약간의 즐거움. 어찌 제대로 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의 말이 이어진다. “물론 캐쥬얼 게임들이라면 예외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들 게임들은 게임의 깊이 부분에서 결코 만족을 가져다주기에는 부족함이 여럿 눈에 띄더군요. 보다 좋은 장비를 얻기 위해 부분유료화 결재를 해야 한다는 부분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요.” 스타일을 중시하는 모델지망생다운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박상진씨의 이러한 생각은 곧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아무리 자신에게 맞는 PC패키지 게임을 즐기려 해도 정식으로 발매되는 PC패키지 게임이 너무도 적은 이유다. 결국 방법은 2가지 중 하나. 해외 정식판을 구입하거나 아니면 불법 공유 사이트를 찾는 것 외에는 별다른 수가 없다.

“과연 해외판 PC패키지 게임을 구입할 유저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물론 불법 공유는 범죄입니다. 이제라도 이를 깨우쳐야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에 앞서 과연 게임회사들이 이러한 부분에 있어 얼마만큼의 정화 노력을 했는지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요. 아직도 유저는 있는데 돈이 된다고 너도나도 온라인게임만을 개발, 서비스하는 게임회사들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고리타분한 문제에 휩싸인 PC패키지 시장 구조. 정식으로 게임을 유통해도 불법 복제와 공유로 인해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국내 게임유통사들과 이러한 까닭에 불법 공유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게임 유저들 간의 지리한 대립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이제는 다들 포기한 것 같아요. 게임의 불법 공유조차 무관심의 대상이 돼버린지 오래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과거 PC패키지 게임시장이 강세일 때, 그 누구도 온라인게임이 이처럼 크게 부상할지 모르지 않았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오르막길 뒤에는 내리막길이 있듯, 온라인게임도 언젠가는 비주류로 가라앉겠죠. 이후 PC패키지 게임 시장이 다시금 부활한다면 어떨까요. 그 때 가서야 인식의 전환을 꽤한다면, 늦어도 너무 늦었음을 이제라도 깨달아야할 것입니다.”

깊은 한숨을 토하며 말을 잇는 박상진씨 앞에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는 게임회사들은 얼마나 될까. 한번쯤 되짚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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