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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매료된 인터넷 설치 전문가 이철진씨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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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보급의 핵심은 게임이죠”
게임 수입국이자, 게임 후진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강국이 된 이유는 적지 않다. 불법 복제가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는 점이나, 정부의 지원이나 대중화된 PC의 보급도 하나의 큰 기둥으로 자리 잡았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에 앞서 인프라의 확산이 온라인 게임 성공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그 누구 하나 이의를 달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이제는 온라인 게임이 오히려 인터넷 확산의 기폭제가 됐을 만큼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하는 이가 있어 만나봤다.

“온라인 게임이 없었다면, 국내 인터넷 보급은 지금의 5분지 1조차도 불가능했을 거예요.” 올해로 인터넷 설치 전문업 경력 만 4년차에 돌입한 이철진(27)씨. 실제로 그가 인터넷을 설치하는 대다수 가정은 온라인 게임을 목적으로 인터넷 설치를 신청한다. 물론 인터넷 웹 서핑도 한몫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 보다는 온라인 게임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다는 것이 이씨의 생각. “설치부터 A/S까지 함께하고 있거든요. A/S를 가게 되면 대부분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내용들이죠. 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중간에 랙이 발생해 죽었다며 환불해 달라든가, 혹은 게임을 하다보면 인터넷 회선 속도가 떨어진다는 제보가 적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실제 A/S에서는 결코 확인 불가능한 부분들이죠.” 지난 2002년 인터넷 설치 관련 회사에 입사한 뒤, 처음 온라인 게임 관련 A/S를 접했을 때만 해도 게임에는 아는 것도, 관심조차 없었던 이씨. 온라인 게임 고객들의 하소연을 들어도 모를 것은 당연지사. 점차 답답해졌다나. 그러던 중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A/S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맡은 바 미션을 수행함에 있어 제대로 알아둬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아무래도 대중화된 온라인 게임이 적당하다 싶었죠. 그런데 너무 어렵더군요. 그래도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사고라도 쳐야하는 거 아닙니까(웃음).”

시간 날 때마다 온라인 게임을 즐겨왔다. 그로부터 불과 4개월 남짓. 이제는 웬만한 온라인 게임들은 물론, 비공개 테스트도 신청하고 있다며 환하게 미소 짓는 이철진씨. 그가 온라인 게임 전문가가 된 비결은 따로 있다. “직장에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면 눈치가 이만저만이 아니죠. 더욱이 저희처럼 현장파들에게는 더욱 더 그렇고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온라인 게임은 하고픈데, 시간은 없고.” 그의 말이 이어진다. “결국 테스트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죠. 제가 그 동안 워낙 게임이라면 학을 떼 왔던 까닭에 누구 하나 의심치 않더군요(웃음).”

자연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A/S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게 된 이씨. 이제는 온라인 게임 관련 A/S면 그에게 우선 할당된다고. “A/S 방문시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고객분들이 깜짝들 놀라시더군요. 그러면서 한마디씩 던지더군요. ‘아저씨 캡’이라나 뭐라나(웃음).” 이뿐이 아니다. 이제는 온라인 게임 내 가입한 길드에서도 컴퓨터 전문가로 통한다고. 각종 문제점들을 척척 풀어줄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실력과도 무관치 않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연결돼 있어요. 단순히 판매하거나 설치하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없죠. 동료들에게도 온라인 게임을 좀 즐기라고 말은 하고 있는데, 잘 안되네요. 어쩌겠어요. 저라도 열심히 할 밖에(웃음).” 고객과의 격차는 물론, 스스로의 취미활동까지도 동시에 취하고 있는 이철진씨. 그는 말한다. 온라인 게임이야말로 인터넷 보급화의 숨은 공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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