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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연령 강조하는 이문영씨 “무매너 유저들의 게임자격 몰수해야”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3.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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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의 정도를 측정하고, 이를 숫자화 시키는 것을 ‘지능연령’이라 부른다.
실제 나이와 지능연령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 온라인 게임에서도 연령별 제한만 존재할 뿐, 지능연령에 따른 제한 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어느 한 유저를 만나봤다.

“정신연령도 게임을 즐기는 기준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단순히 성년과 미성년으로 구분할 수는 없는 일이죠.” 유저들의 기준에 정신연령을 추가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문영(33, 회사원)씨. 이러한 주장도 주장이려니와, 이해 또한 쉽사리 가지 않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별의 별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되죠. 이것이 매력이기도 하지만, 개중에는 ‘과연 성인일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행동거지나 언행에 문제가 있는 이들이 적지 않아요. 욕설은 물론, 모욕적인 언행들을 일삼기 일쑤죠. 피하면 그만이라고요? 어디 한둘이어야 말이죠.”

지난 2004년. PC방을 개업한 친구를 축하하기 위해, 동창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씨. 게임 삼매경에 빠진 수많은 이들을 목격하게 된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수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할 일 없는 사람들 정도로 치부했지만, 왠지 호기심이 일더군요.” 게임에는 문외한인 그였기에, 고스톱을 통해 처음 온라인 게임계에 입문하게 된다. 하지만 단순 반복적인 온라인 게임이 아닌, 보다 복잡한 게임을 즐기고픈 욕구가 샘솟았다나.

친구에게 물어 국내 제일이라는 모 게임을 접하게 된 이씨. 비록 독수리 타법이었지만, 다른 유저들과의 대화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어느 덧 게임 삼매경에 빠지길 수십일. “사냥을 하고 있는데, ‘님 자리3. 딴데로 가3’ 분명 성인용 온라인 게임인데,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투로 말하니 황당했죠. 그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순간, 방금 그 사람이 잡았던 몬스터가 떨어뜨린 사이버머니를 제가 주었어요. 떨어뜨리는 방법을 몰라 친구에게 물어보고 오는데, 그 사이 먹자니 제조니 별별 희한한 소리를 다 하고 있더군요. 채팅이 느려 답변을 바로 하지 못하자, 이번에는 ‘짱개’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도 몰랐어요.”

그의 말이 이어진다. “그런데 웬걸요. 파티를 도통 구할 수가 없는 거예요. 후에 안 일이지만 자유게시판에 저를 ‘짱개에 먹자’라고 올려놨더라고요. 참으로 어이가 없었죠.” 심한 욕설과 부모에 대한 언어적 폭행까지. 말이 통하지 않는 수많은 유저들이 적지 않음을 목격하게 되었다. 물론 이처럼 개념 없는 유저들을 일부라고 부르기엔 너무도 많았다. “황당하죠. 가끔은 아주 그럴듯한 글로 사람들을 매도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아요. 제대로 교육받고, 올바른 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구심까지 들더군요. 온라인의 익명성만으로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처음에는 고객지원실에 신고해봤지만 아무런 소득도 건지지 못했다. 유저들간의 일은 회사에서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 유일한 답변. 화를 참을 수 없어 잠시나마 온라인 게임과 이별을 고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재미에 매료돼 다시금 게임을 즐기고는 있으나, 무매너 유저들로 인해 지금도 가끔은 짜증이 난다고. “18세 이상 이용가 딱지보다는, 정신연령 18세 이상 이용가 딱지가 필요하죠. 어디 나이만 먹었다고 성인입니까.” 이씨는 온라인 게임을 즐김에 있어 보다 매너 좋은 유저들이 많아지길 기원한다며 말을 맺었다.

온라인 게임이라는 문명의 이기 속에 제대로 된 문화가 꽃피우는 날. 그는 환하게 웃을 것이다. 지금처럼 짜증 반, 재미 반이 아닌. 오로지 즐거움 가득한 사이버 세상을 접했노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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