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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자리 박찬 액토즈 신입사원 김수연씨 “평안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라죠”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5.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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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회사에 다니는 것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하물며 팀장이라는 직함까지 달았다면야 두 말할 필요성도 없을 터. 하지만 모두 그러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꿈을 향한 거침없는 질주 앞에 감투 따위는 한치 가치 없다며 내동댕이치는 이들이 간혹 존재한다. 막무가내식 투사라고 하기엔 너무도 계획적이며, 현실감각이 떨어진다고 하기엔 오히려 더욱 현실적인 그들. 성공이 보장된 회사를 뒤로하고 액토즈소프트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수연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팀장 타이틀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얼마나 만족하는가, 얼마나 비전이 있는가,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잣대일 뿐이죠(웃음).” 160센티가 될까 말까한 작은 체구와는 달리, 끝없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태양처럼 그녀는 당당했고, 또한 다부졌다. 또박또박 말하는 품세하며, 여간 내기가 아니란 직감이 들었다. “자신감요? 글쎄요.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신이 나는 모양이죠.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고, 그것이 이뤄졌는데 어찌 고조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맺고 끝는 것이 확실한 그녀의 현재 소속 부서는 해외사업부. 자연 주요업무는 수출 관련 협약이다. 사실 그녀는 무역을 전공하지 않았다. 특별히 무역에 대해 알고 있는 바도 당시로서는 전무함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다. 그저 좋아했고, 즐겨하는 게임이라야 캐주얼 게임 몇 개와 수년간의 고스톱이 경력이 이력의 전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해외사업부에서 그녀의 현재 성적표는 A+로 채점돼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입사 직후, ‘라테일’의 일본 수출에 상당 부분 일조했기 때문이다. “주도적 역할이라뇨. 저는 조연 정도에 불과한 걸요. 아직 배울 길이 한창인데 비행기 태우지 마세요.”

사실 그녀는 지금도 게임에 대해서는 그리 아는 바가 없다. ‘수출을 하는데 있어 게임을 아는 것은 그리 중요치 않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인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게임 플레이에 매진하고 있다. 기초 지식에 대한 내공마저 없다면, 이는 기본이 아니란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해외사업부를 자청한 것은 활동적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제 전공분야를 살릴까도 생각해봤지만, 이 분야 일이 더욱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녀의 전공분야는 호텔관광경영학이다. 졸업 이후, 미국 샌디에고 테마파크에 취업했고,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 직위에 취임했지만,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다 싶었죠. 게임이라는 분야가 눈에 들어왔어요. 저도 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요.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얼까 한참을 생각해봤더니, 이 분야가 적합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던 중 남자친구가 즐겨하던 ‘A3’를 눈여겨보게 됐다. 우연찮게 액토즈소프트에서는 해외사업인력을 선발하고 있었다.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는 김수연씨.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당당함에, 다부짐에, 그리고 노력하는 자세는 결국 그녀에게 새로운 일자리 제공의 원천이 됐다. “베풀 수 있는 여유와 노력하는 자세. 좀 진부하죠. 이것이 제 인생철학이에요. 그냥 쿨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이 한 가지 더 있지만요. 지금 세 번째 소망은 상당 부분 이뤄진 것 아니겠어요?”

‘서기 2030년 어니스와 프리키’를 태국과 베트남에, ‘라제스카’의 동남아 수출이 그녀의 올해 목표이다. “이제부터 시작이죠. 한번 지켜봐주세요. 좋은 게임을 만들고, 이를 잘 알리는 시대는 이미 지났어요. 이제는 한정된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에까지 해당 게임들을 어필해야할 시기죠. 저는 제 판단을 믿어요.” 오늘도 주경야독을 벗 삼아 무역과 게임 공부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김수연씨. 그녀의 이름 앞에 프로페셔널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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