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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브랜드관리팀 서대웅, 김승호씨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6.07.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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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진 응원도구 하나, 열 가수 안 부럽다
전 국민의 이목이 독일에 집중되어 있다. 붉은 악마를 위시하여 너도나도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원하며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있다. 시청광장에 붉은 물결은 새벽녘 동이 틀 때 까지 넘실대고 있고 박수와 환호는 끊일 줄 모른다. 게임계도 이에 질세라 월드컵 응원에 발 벗고 나섰다. 요즘 서비스되는 게임 모두가 월드컵 관련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제는 게임 속 아이템이나 점수 예상 이벤트는 너무 평범해 보일 정도다. 여기에 25만개의 응원도구를 챙겨서 직접 시청광장으로 뛰쳐나간 두 남자가 있다. 바로 넥슨 브랜드 관리팀의 서대웅(30)씨와 김승호(29)씨가 그 주인공이다.

“축구 매니아는 아닙니다. 하지만 축구응원 만큼은 매니아죠” 두 사람은 이번 넥슨 거리응원이벤트를 함께 기획한 장본인이다. ‘축구’ 매니아라기보다 ‘축구응원 매니아’를 자청하는 그들은 이번 월드컵에 30여명의 응원단을 조직해서 거리응원을 펼치겠다는 기획서를 회사에 제출했다. 물론 처음에는 내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고작 몇 십명 나가서 응원 해봐야 시청의 그 많은 인파 속에서 묻히지 않겠냐는 거죠.” 하지만 애당초 기획을 밀고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응원에는 사람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신념 때문이다. “어차피 재미있게 응원만 하면 사람은 주변에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이미 2002년에 충분히 경험했거든요.”

두 사람은 기획안에 OK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서둘러 응원도구를 제작하고 친한 대학후배들을 설득해 ‘넥슨 응원단’을 조직했다. 이번 월드컵 응원에서 인기를 모은 빨간 손가락장갑 역시 그 둘의 작품.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는 주요 번화가를 돌면서 게릴라 응원을 실시했다. “큰 기대는 안 했어요. 하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더라고요.” 자신감을 얻은 그들은 다음 단계로 한국팀 평가전을 응원하기 위해 시청으로 향했다. 하지만 시청광장은 이미 모 통신사에서 응원과 관련된 권리를 장악한 상태였다. “저희가 무료로 응원도구를 나눠주니까 경호원들이 와서 제지를 하더군요.” 시청광장에서 응원 할 때는 특정 브랜드가 보여서는 안 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미 그들의 응원도구에는 ‘넥슨’의 로고가 없는 상태였다. “저희도 애당초 과도한 브랜드 노출은 보기 안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 모두의 축제 아닙니까?”

응원이 잘 될 때는 신이 났지만 반면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저희가 준비해서 무료로 나눠준 빨간 손가락장갑을 어떻게 구했는지 노점상에서 2천원에 팔고 있더군요.” 자칫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곧바로 제지에 나섰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이 응원도구의 인기가 좋다는 것을 반증한 사건이었다. “독일에 있는 한인회에도 연락을 해서 비행기편으로 보냈습니다. 흔쾌히 승낙하더군요.” 특별한 브랜드 표시가 없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손가락 모양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카트라이더’에서 유저의 레벨을 표시할 때 사용되는 그림이다. 결과적으로 잘 만들어진 응원도구 하나 덕분에 그들은 각종 매체에 주목을 받으며 거리응원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토고전에서 통쾌한 역전승을 이룰 때에도, 프랑스전에서 통쾌한 동점골을 성공시킬 때에도 두 사람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시청광장 한복판에서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비록 이번 거리응원 이벤트가 ‘넥슨’이란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고 그들은 말한다. “함께 한다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응원이건 게임이건 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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