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삼성제일교회 박노아 전도사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6.08.14 09:2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 전할 수 있었으면…”
우리나라 청소년 대다수가 게임을 취미로 즐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사회 각계에서 게임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게임의 폐해를 지적하는 각종 사회단체부터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게임시간을 줄이고 다른 대안 놀이문화를 만들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물론 이는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게임이 청소년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소통창구임을 부인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지난 3년간 삼성제일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고 있는 박노아(27)씨처럼 말이다.

박노아씨는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현재 강남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 3년째 일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어느 소도시의 담임목사를 맡고 있을 정도로 집안 모두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한편 그는 게임 마니아이기도 하다. “거의 매일 게임을 합니다. 집에서 쉴 때는 어김없이 게임기나 컴퓨터를 켜죠” ‘스타크래프트’나 ‘위닝일레븐’과 같은 게임은 이미 수준급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선호하는 게임방식이 다른 사람과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교회 청소년들과 만나서 같이 게임을 즐기면 훨씬 쉽게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그가 게임을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게임 때문에 가끔은 골머리를 썩히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은 교회가 끝나자마자 PC방으로 달려갑니다. 심지어는 교회 간다고 하고 바로 PC방으로 가는 일도 있더군요.” 박노아씨 역시 게임마니아 이기 때문에 이런 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 역시 사실이다. “당연히 게임에 너무 빠져있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특히 FPS류는 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는 갈수록 게임이 실제 감각을 자극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특히 FPS류와 같이 너무나도 쉽게 사람을 죽이는 게임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MMORPG와 같이 판타지 게임류는 괜찮다고 봅니다. 아무리 있지도 않은 신이 등장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도 누구나 그것이 허구임을 알고 있으니까요.” “물론 요즘 게임들은 전체적으로 폭력성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운을 남겼지만 그는 게임에 대해 상당히 합리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 온라인게임은 서로를 억누르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높여주고 도와주는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재미가 없긴 하겠죠?(웃음)” 게임을 단지 게임으로만 봐달라는 박노아씨의 생각과는 달리 아직 원로 종교인들은 게임이 아이들에게 종교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3~4년 전 각 교회들이 자체 PC방을 운영해 ‘스타크래프트’의 기독교 서버를 운영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계획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아직 게임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는 원로 종교인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앞으로 게임이 사회 각계에서 나쁜 인식을 깨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게임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고 그는 충고한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