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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A게임아카데미 FH팀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10.3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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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 ‘신형엔진’ 꿈꾸는 무서운 아이들

원래 주머니 속에 넣은 송곳은 그냥 놔도 그 끝이 주머니를 뚫고 비어져 나온다는 낭중지추.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KGCA게임아카데미(이하 KGCA) FH팀에게 가장 적합한 사자성어가 아닐까 한다. FH는 KGCA에 10기로 입학한 9명의 인원으로 구성됐다. ‘게임’에 ‘게’자도 모르는 인원들이 단 9개월만에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던 ‘플라이하이(Fly High)’는 당당히 전주게임엑스포2006 게임컨텐츠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유저가 직접 새가 되어 성장하는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독특한 게임성과 기획으로 호평받았다. 기획파트 박수영씨는 “어드벤처성 게임이 최근 사장되는 것 같다”며 “‘플라이하이’로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게임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개발 취지를 밝혔다. FH팀원 모두 게임에 대한 지식은 깊지 않았다. 그래픽 파트 이원무씨는 “KGCA에 입학하기 전, 잠깐 만화를 그렸던 것 뿐, 게임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다”며 “아카데미에서 교육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타 팀원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 그러나 게임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보다 컸다.

프로그램 파트 김국현 씨는 “게임개발을 너무나 원했기에 이만한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게임업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플라이하이’가 대상을 차지했다는 기쁨보다는 이를 좀더 노력하라는 채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픽 파트 손민석 씨는 “게임에 대한 만족도는 60%정도”라며 “개발하면 할수록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팀원들 모두 게임 개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시간부족을 꼽았다. 손민석씨는 “‘플라이하이’ 개발 때, 팀원 모두 거의 매일 밤샘작업을 했지만, 막상 마무리 작업에서 시간이 모자랐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힘들게 개발한 게임으로 받은 상금의 일부를 KGCA에 기증하는 선행도 아끼지 않았다. 이원무 씨는 “우리들도 선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큰 금액은 아니지만, KGCA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FH팀 중, 취업에 골인한 인원은 3명. 아직 6명은 취업준비 중이다. 최근 게임개발사들이 인력난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질적인 채용은 경력사원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 사실. FH가 어느정도 실력을 검증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취업문을 통과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박수영 씨는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지만, 상용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취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손민석 씨는 “그래픽을 담당하면서 서브기획을 맡은 점을 살려 기획자로서 명성을 떨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국 씨는 “게임개발사보다는 렌더링을 작업을 할 수 있는 3D엔진개발 회사로 취업을 준비 중”이라며 “국내에서 부족한 엔진개발 인력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무 씨는 “취업이 안 된다고 낙담하고 있지 않다”며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그들은 아직은 부족하고 서투를지 모른다. 거칠고 투박한 원석이지만, 열정과 희망으로 가공하고 있는 중이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그들의 가공이 끝났을 때, 국내 게임업계는 귀중한 보석들을 발견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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