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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게임팀 문호준선수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6.11.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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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겸이 형, 각오 단단히 하세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지난 10월 22일 천안 태조산공원. 전국사이버체전 그랜드 파이널이 개최된 이날에는 카트라이더를 비롯한 공식 종목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그곳에는 자신보다 훨씬 덩치 큰 형들과의 대결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고 스스로도 신기하다는 눈으로 서 있는 아이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카트라이더 아마추어 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온게임팀 문호준 선수. 10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쟁쟁한 실력을 자랑하는 문호준군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게이머가 되기 전에는 의사가 꿈이었어요. 게임도 전혀 할줄 모르던 제가 게이머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2004년, 8살 호준이가 아빠를 따라 PC방에 갔던 날 그의 꿈은 180도로 바뀌고 말았다. 카트의 알 수 없는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푹 빠져 버렸던 것. 그날 이후 호준이에게 카트는 전부가 되어버렸다.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자기 전까지 게임 연습에만 몰두했다. 학교에 있는 시간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연습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집중했다. 게임 후 나타나는 점수판에 경험치가 가장 높은 호준이의 카트는 그가 남긴 연습의 흔적이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손도 많이 아프지만 노력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진짜 열심히 연습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임이 이제는 호준이의 꿈이자 희망이 되어버렸다. 게임이 아이를 망친다는 사회적인 인식과는 달리, 호준이는 늘 반에서 5등 안에 드는 수재다. “공부와 게임이요? 당연히 게임이 더 쉽죠.” 공부보다는 게임을 택하는 호준이에게는 어쩔 수 없는 프로게이머의 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 경기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 뭐냐는 질문에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답하는 호준이가 무척 어른스러워 보였다.

“제가 우승한 건 운이 좋았던 것뿐이에요. 물론 실력도 있었겠지만 형들도 잘하잖아요. 오늘은 컴퓨터에 랙(속도 저하 현상)도 없어서 신나게 달릴 수 있었어요.” 이런 호준이는 같은 팀은 물론 다른 팀에서까지도 형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최근 늘어난 팬 관리까지 잊지 않는 센스를 겸비한 문호준 선수. 벌써부터 스타 프로게이머로서의 기질이 다분히 엿보인다. 카트를 타고 달리는 그 순간이 좋아 게이머가 됐다는 10살짜리 꼬마. 열심히 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평범한 진리를 벌써 깨달은 어른과 같은 아이.

그것이 카트신동 문호준 선수를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예전에는 경기에서 지면 서러워서 울기도 했는데 이제 안 울어요. 지켜보는 분들이 많잖아요. 더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호준이는 아직 정식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유망주다. 든든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아낌없이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어 더욱 행복하다는 카트신동 호준이는 오늘도 진정한 프로게이머로서 무대에 설 그 날만을 기다린다. “아직 많이 부족해요. 더 많이 연습해서 꼭 IT뱅크 김대겸 형 같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요. 여러분, 더 많이 응원해 주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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