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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류 게임 한글화 및 서버운영 박동권씨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5.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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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의 할배, ‘로그’류 게임 아시나요?


‘디아블로’의 원조로 유명한 ‘넷핵(Nethack)’은 지난 1986년 게임 역사에 등장해 많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이 게임은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자체가 영문이며 텍스트로 진행돼 신규 유저들이 접근하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극악의 난이도로 인해 관심이 있어도 플레이하지 못하는 유저가 많다. 이런 ‘로그’류 게임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박동권 씨. ‘로그’류 게임 한글화 및 서버를 운영하는 그를 만나봤다.


박동권 씨는 1996년경 대학원생 때, PC통신 하이텔의 고전게임 동호회에서 ‘Zangband’를 처음 접하면서부터 ‘로그’류 게임에 빠져들게 됐다고 한다.
여기서 ‘로그’류 게임이란 일종의 액션 RPG로서, 텍스트로 만들어진 그래픽으로 모든 것을 진행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방대한 전략성으로 한 던전을 클리어하는데만 수천, 수만가지 방식이 있어 한번 이를 접한 유저는 쉽게 끊기 힘들 정도로 중독성이 짙은 게임이다.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그는 ‘로그’류 게임을 즐겼다. 그는 “한번 ‘로그’류 게임에 빠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 한다”면서 “작업이 완료된 줄도 모르고 게임하다가 혼쭐난 적도 있고, 시험기간조차도 게임을 해버려 엉망인 시험점수에 괴로워한 적도 있지만 그만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지난 2000년 부터 ‘로그’류 게임중의 하나인 ‘넷핵’게임의 서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시 리눅스를 즐겨 사용했던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뿐만아니라 기존에 몇몇 유저들이 모여있던 커뮤니티를 인수받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가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자, 국내 ‘로그’류 게임 유저들이 하나, 둘씩 모이게 됐고, 이곳은 국내 ‘로그’류 게임 유저들의 성지가 됐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로그’류 게임의 한글화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 2005년 ‘던전 크롤’의 한글화를 완료했고, 현재 ‘넷핵’의 한글화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 유저들이 영문 게임이 너무 어려워서 플레이 하지 못해 힘들어 해서 이 같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서 “한글화를 통해 좋은 게임을 조금 더 많은 유저들이 재밌는 게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미생활로 이러한 일을 시작했지만, 남다른 애정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거대한 작업을 기획하고 있다. 일단 현재 영문서버로 구동되는 ‘넷핵’을 한글 서버로 바꿀 예정이다. 또한, 게임 자체에 세미 멀티시스템을 구현해 마을에서 유저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이템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현재 서버에서 ‘로그’류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100명이며 그 캐릭터는 1,000여개에 달한다”면서 “같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내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열정으로 인해 당분간 국내에서의 ‘로그’류 게임 전선은 맑은 날이 계속 될 듯하다.

인/터/뷰/뒷/이/야/기

게임 소스만 A4 3천장?

박동권 씨는 항상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넷핵을 MMORPG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되면 턴단위 게임인 ‘넷핵’의 매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세미 MMORPG를 구현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따라서 유저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내부를 들여다 보기로 결정하고 그 내용을 출력하기 시작했다. 글씨를 6pt로 줄이고 인쇄를 시작했으나 종이를 넣어도 넣어도 끊임없이 나오는 소스를 보고 도대체 몇 페이지나 되는지 궁금해서 전체를 확인해 봤다. 알고보니 소스는 A4용지로 3,000장. 10pt로 치자면 약 1만장에 달하는 분량이다. 그날 이후 그의 작업은 슬럼프를 겪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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