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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만에 게임 회사 두군데를 그만둔 최부식 씨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5.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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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꿈 찾아, 인생 여행 떠납니다!”

지난 2005년 2년제 대학 게임학과를 졸업한 최부식 씨는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꿈이었다. 평소 책을 많이 읽어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어릴 때 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오락실을 다니며 게임을 했던 것에 영향을 받아 이 같은 꿈을 가지게 됐다. 그에게 있어 게임이란 ‘동경의 대상’이자 ‘추억거리’였다.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하고 여러 대학에 합격했으나 그는 과감히 2년제 게임학과를 선택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게임시나리오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 그는 무사히 졸업했지만 게임 시나리오 작가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게임회사의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입사한 곳은 G모사의 웹PR팀. 평소 여행을 좋아하고 여러곳을 떠돌아다니는 그는 한자리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한다. 일에 대해 몹시 고민하던 그는 2개월 후 회사를 그만뒀다. 최부식 씨는 “하는 일은 마치 아르바이트와 같았고 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적었다”면서 “게임 업계와 나는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그는 한 게임웹진의 사이트 관리자로 취직하게 됐다. 게임 업계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 다시 게임업계에 취업한 것이다. 그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게임 쪽으로 밖에 취업할 수 없을 줄 알았다”라며 “2개월 만에 게임회사를 그만뒀다는 것으로 자존심에 상처도 좀 입었고, 이건 도망가는 것 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다른 게임회사에서 좀 더 버텨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여행기자, 방송 AD 등에 동시에 취업 확인 연락을 받은 최씨였지만, 그는 이번에도 게임 관련회사에 취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2개월도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내로라하는 이들도 들어가기 힘든 직장을 두 번이나 박차고 나온 것.



그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자신의 꿈을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돈을 벌면서 공부를 할 생각이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면서 “게임 업계 자체가 시간이 남지 않아 일과 공부중 공부를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 시나리오 작가가 꿈이었고 이를 하기 위해 돈을 모으려고 회사에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토록 그가 꿈에 집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면서 “지하철에 빽빽이 서서 돈벌려고 일을 하는 생활은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것. 이제 또 게임 회사에 들어갈 것이냐는 말에 그는 손짓 발짓을 동원해서 아니라고 말한다. 최부식 씨는 “예전에 오락실에서 느꼈던 게임의 재미를 최근 온라인게임 업계에서는 느낄 수 없다”면서 “순수하게 열정적으로 만드는 그런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면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요즘 업계는 돈이 전부인 것 같다”라며 “20년이 지났는데도 ‘겔러그’ 사운드에 빠져 사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시나리오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최부식 씨. 그의 말대로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의 ‘인생 찾기’가 끝난 후 차후 게임 업계에 복귀해 대박 게임 시나리오 작가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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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뒷/이/야/기

온라인 게임이 싫어요

최부식 씨는 게임을 좋아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싫어한다고 말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그가 고등학생 시절 전주의 한 국제 게임쇼에서 만난 게임 ‘애플파이’ 개발팀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만 해도 온라인게임이 매우 적었던 시절이었기에 ‘애플파이’이라는 게임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너무 궁금했던 최부식 씨는 ‘애플파이’개발팀원에게 “패키지 게임들이 많은데 왜 하필 온라인 게임으로 발매했느냐”고 질문했다. 최부식 씨는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라는 대답을 기대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돈이 되니까” 단 한마디였다.

그날 이후 그는 온라인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온라인 게임 자체를 싫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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