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리니지2 성 3개 보유한 군주 김정기씨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6.04 09:2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은 게임일 뿐, 재미가 최고죠!”

김정기 씨는 중학교 2학년부터 게임을 플레이한 베테랑게이머이다. 그는 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좋아해 많은 게임을 플레이했다고 한다. 그의 게임인생에 가장 큰 변화는 4년전 직장 동료들의 권유로 ‘리니지2’를 처음 시작한 것이다. 그는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면서 “크로니클3까지는 밤을 새워 게임을 플레이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게임을 오래 플레이 하다 보니 만나는 사람도 많았다. 자연스럽게 그는 아는 사람들과 혈(길드)을 결성하게 됐고 그 규모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오랫동안 게임을 같이 플레이 하다 보니 유저 하나하나가 베테랑 플레이어이자, 서버 내에서는 유명한 캐릭터들로 손꼽혔다. 그러던 중 2005년 말  김정기 씨는 혈원들과 성을 가져보기로 결정했다.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총 혈원이 180명에 달하는 거대 혈은 치열한 전투 끝에 성을 획득했고, 그날 이후부터 약 1년간 단 한번도 성을 내주지 않았으며 최대 3개의 성을 한번에 보유한 경험도 있었다. 그는 “같이 플레이하는 혈원들이 오랫동안 게임을 하다 보니 말 한마디 없이도 통한다”면서 “혈원들이 언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알기 때문에 신속한 대처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비결을 밝혔다. 그 외에 워스미스나 오버로드를 몇 명이나 보유하고 있는가도 승패의 관건이라고 한다.

강력한 혈이면 그만큼 내부 분란도 많은 것이 당연하다. 특히 ‘리니지2’의 경우 성을 차지하면 얻게 되는 아데나(게임머니) 때문에 이러한 일이 더욱 잦은 것이 사실이다. 김씨도 이러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김씨의 혈은 공성이나 수성시 쓰인 아데나 외에 남는 아데나는 혈원들에게 공동으로 분배하는 방침을 취하고 있지만 혈원들이 이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따라서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평상시 스크린샷을 통해 캐릭터의 잔고를 항상 공개하고, 오프라인 모임에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를 설명했다. 이를 통해 분쟁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강력한 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성을 뺏기기 시작해 현재 단 하나의 성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김정기 씨는 “아무리 오래한 유저라 해도 레벨이 80이고 일반적인 레벨이 75정도이기 때문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게다가 각종 매크로가 일반화되면서 키 하나로 모든 컨트롤이 가능해 실력 차이도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기 씨는 군주를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그는 “신규 유저들이 더 이상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똑같은 적과 계속 싸우는 것이 지겨워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지 같이 게임하던 유저들 중 좋은 사람이 너무 많아 이들과 헤어지기 싫어 게임을 계속했을 뿐”이라며 “조만간 모두 정리하고 ‘리니지2’도 그만 둘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렇다고 그의 게임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단지 ‘리니지2’가 지겨워졌을 뿐 또 다른 게임 세상에서 즐거움을 찾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리니지2’의 군주이면서 성을 가지고 있는 유저가 게임을 그만두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다. 암암리에 게임 내에서 획득하는 아데나를 현금으로 환전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이 재미없다고 판단한 김정기 씨는 이를 과감히 포기했다. 그는 “게임은 게임일 뿐 돈과 관련되면 더 이상 즐길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김정기 씨가 게임을 하는 이유는 순수하게 재미있고 즐겁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목적성을 잃어가는 일부 유저들에게 귀감이 되는 유저가 아닐까?



인/터/뷰/뒷/이/야/기

배신자 척살?

김정기 씨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배신을 한 유저가 단 한번 있었다고 한다. 공성중 돌연 상대방에게 붙어 각종 정보를 누출시킨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는 승리로 끝났고, 결국 그 유저는 김씨가 소속된 혈의 척살 대상이 됐다. 김정기 씨는 “혈원들은 이와 같은 유저를 상대하기 위해 PK용 캐릭터가 하나씩 있다”면서 “척살 대상에 오르게 되면 절대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거의 모든 것을 이루고 더 이상 할만한 것이 없어 재미를 찾기 위해 일련의 행동을 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화가 나기 보다는 애처롭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하지만 혈의 자존심과 함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배신자에게 철저한 응징을 한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