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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 그만두고 월수 600 사업가 차린 김두환 씨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6.1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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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보단 옷장사가 천직이더군요”


▲ 김두환 씨(27세)

김두환 씨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따라서 중학교 2학년부터 3D 게임 그래픽과 관련된 공부를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학교에서 실시하는 현장 근무의 일환으로 또 개발사에 취직하게 됐다. 당시 김씨는 특별히 그 회사에 가고 싶지는 않았다. 단지 거주지와 가까운 곳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가 들어간 게임 회사는 꿈꿔왔던 바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낮 시간대에는 작업을 하지 않고 게임을 하고 놀다가 밤에만 작업을 했던 것. 그렇다고 출근 시간이 늦지도 않았다. 매일 야근은 기본이었고 집에 들어가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러한 일과가 반복되자 김씨는 6개월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무엇보다도 쓸데없는 시간 낭비로 자유시간이 부족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살길이 막막해진 김씨는 이내 인천에서 옷가게를 개업하게 됐다. 3년이 지난 현재, 월 순수익 600만원에 달하는 어엿한 사장이 되어 있었다. 김씨는 “지난 3년간 단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다”면서 “이렇게 수익을 올리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서 물건을 구하러 공장을 돌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시간을 원해서 회사를 그만뒀으나 오히려 시간이 더욱 부족해진 셈이다. 그러나 김씨는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적성이 맞지 않아 과감히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며 “부족한 시간이지만 마음 놓고 게임을 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금도 없는 시간을 쪼개 짬짬히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기어스 오브 워’라고 한다. 틈틈이 게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실력은 매니아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유명 ‘기어스 오브 워’커뮤니티인 DP에서도 최고의 고수로 손꼽힐 정도다. 이처럼 부족한 게임 시간이지만 유용히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김두환 씨는 다시 게임회사에 들어갈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그는“게임을 좋아하는 것과 개발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직업으로 삼게 되니 게임이 싫어져 그냥 게이머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과다한 업무를 이기지 못하고 개발자를 그만두는 이들은 부지기수다. 이와 같은 경험을 한 이들은 게임 개발 회사에 입사하는 조건으로  ‘게임이 좋은 것인지, 게임 개발이 좋은 것인지를 확인하라’고 조언 한다.
김두환 씨가 보여주듯,만약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 김두환 씨의 소장 타이틀

인 / 터 / 뷰 / 뒷 / 이 / 야 / 기

- 월수익 600만원의 비밀?
김두환 씨가 창업한 가게는 여성 전문 의류 매장으로, 기성복을 입기 힘든 여성을 위해 큰 사이즈의 옷을 주로 취급한다. 일반 시장에서는 이러한 여성들을 위한 옷을 취급하고 있지 않아 경쟁업체가 적은 편이란다. 그러나 취급하는 이들이 적어서 공장들이 옷을 제작해 주려 하지 않아 꽤 곤란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1주일동안 공장을 매일 방문해서 청소나 물뜨기 등 갖은 잡일을 한 다음에야 제작을 해주겠다는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김두환 씨는 매일 새벽마다 공장을 방문해 물건을 받아오는 한편, 밤에는 주문을 하기위해 한번 더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그의 월수익 600만원의 비밀은 무엇보다도 ‘근면함’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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