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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 23년 장창수 씨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7.0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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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 23년 백전노장의 꿈, “노하우 전수받을 후배 찾아요”

장창수 씨의 게임인생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시작한다. 당시 50원을 넣고 플레이하는 게임 ‘핑퐁’을 플레이 하게 된 것. 이 게임이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실컷 플레이 해보고 싶었지만, 뻔한 학생 주머니 사정으로 게임을 계속할 수 없었다. ‘핑퐁’을 실컷 플레이 해보기 위해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돈 50원을 아끼기 위해 개발자가 된 셈이다.

그는 개발자가 되기위해 가장 먼저 인근 컴퓨터 학원을 찾아가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당시 C언어가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셈블리어를 배워 프로그램을 하게 된 것. 밤낮으로 열심히 프로그래밍을 공부하자 그는 더 이상 학원에서 배울 것이 없게 됐다. 이내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게 됐을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곧 게임 개발을 시작했고, 그가 처음 개발한 게임은 역시나 ‘핑퐁’이었다. 이후 23년 동안 ‘서치아이’, ‘매드볼’, ‘원더 스틱’등 수백 종에 달하는 게임을 개발해 냈다.

그의 개발자 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개발을 하는 도중 프로젝트가 취소되기를 밥먹 듯 했고, 완성했을 지라도 쉽게 출시되지도 않았다. 실제로 MSX용 프로그램을 완성하자마자 정부 정책에 의해 IBM XT(16비트)가 공인 PC로 선택되면서 해당 프로그램은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사라져야 했다. 특히 ‘바다이야기’파문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 출시 대기중이던 아케이드 게임이 폐기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 그동안 받지못한 월급이 얼마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까지도 아케이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은 최신 3D그래픽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좁은 공간에 앉아 게임과 대면하면서 몰입하는 것이죠. 간단한 게임 같지만 나름대로 많은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게임이기도 하구요.”

그런 매력 때문에 그는 게임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아케이드 게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지만 또 다른 목표도 있다고 한다. 바로 후배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 1995년부터 PC통신을 이용해 자신이 짠 게임 소스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후배들을 가르쳐왔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본격적으로 ‘CDX’, ‘프로그래밍을 배우자’와 같은 유명 카페를 개설해 손수 소스를 올리고 질문에 답변을 달면서 본격적인 강의를 실시했다. 이곳에서는 게임 학과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프로그래머 지망생부터 현직 프로그래머들까지 많은 이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 학과 학생이라면서 자신이 배우고 있는 내용에 대해 한탄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제대로 된’공부를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죠.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이들을 위해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대해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개발 23년차, 이제는 아케이드 게임계에서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장창수 씨.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도 게임 개발을 계속할 것이며,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들을 양성하고자 한다. 진정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단지 개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재미있는 게임이 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 그야말로 이 시대 진정한 개발자의 본보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 인 / 터 / 뷰 / 뒷 / 이 / 야 / 기


▲ 개발자 인생 23년 장창수(44) 씨

- 아케이드 게임 부흥을 기다린다
그는 지금 릴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치명타를 입은 상황에서 그나마 개발할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은 릴게임 뿐이라는 것.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일이지만 이제는 자식을 먹여살리는 가장의 입장에서 손놓고 놀수만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젠가는 아케이드 게임 업계가 부활할 것을 믿으며 끝까지 이 업계에 남아 있겠다는 것. 그러나 한편으로는 온라인게임을 개발할까라는 마음도 없지는 않다고…
- 제자를 찾습니다
그는 학원에서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던 시절 자신을 유난히 잘 따르던 제자 천정원 씨를 찾는다고 한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으므로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남을 나이라고. 당시  초등학교 6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방학때 특강으로 어셈블리어를 배울 정도로 똑똑하고 재기 발랄한 동생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컸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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