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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배구 국가대표 신진식 선수] “배구 ‘팀플레이’ 덕 톡톡히 보고 있어요”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7.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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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과 대화 위해 게임 시작…최고 레벨 달성이 목표

“아들과 게임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전 배구 국가대표로 한국 배구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신진식 선수. 신 선수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만큼 한국 배구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고민이 있었다. 바로 9살된 아들과의 단절이었다. 잦은 출장으로 인해 아들과 함께 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신 선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아봤지만 한번 멀어졌던 아들과 쉽게 친해지기 어려웠다.

그러나 2년전 우연히 아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신 선수는 “아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 서로 친해질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아들이 즐기는 ‘메이플스토리’를 접하게 됐다.

신 선수가 ‘메이플스토리’를 시작하면서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우선 아들이 신 선수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아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군요. ‘메이플스토리’가 초등학생용 게임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런 게임을 한다고 하니 아들이 이상하게 보는 것이 당연했겠죠. 하지만 꿋꿋하게(?) 게임을 했습니다. 결국 답답한지 아들이 저를 가르쳐 주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단절된 아들과의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아들의 개인 코치 하에 ‘메이플 스토리’ 특훈이 시작됐다. 신 선수는 게임에 익숙하지 않아 매번 실수를 저지르곤 했다. 그때마다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게임을 배워나가게 됐다. 조금씩 게임을 알아감에 따라 게임에 대한 재미도 늘어났다.

아내, 아들과 함께 게임
아들과 게임을 하면서 점차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대신에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갖게 된 사람이 있다. 바로 아내인 권수진(33)씨. 그녀는 가정에서 본의 아니게 왕따(?)를 당하게 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결국 신 선수의 가족 모두가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을 하게 됐다.

“저는 궁수, 아내는 마법사, 아들은 전사를 선택해 같이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됐습니다. 팀플레이 하는 재미가 무척 쏠쏠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메이플 스토리’를 하는 것이 취미가 됐을 정도니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그러나 한 캐릭터를 열심히 플레이 하는 신 선수 부부와는 달리 아들은 여러 캐릭터를 플레이하기를 원해 매번 캐릭터를 만들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은 캐릭터가 많아진 반면, 신 선수 부부 캐릭터의 레벨은 높아만 갔다.

이제는 아들보다 2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레벨이 높아진 것. “가장의 체면을 최근에 와서야 되찾게 됐습니다(웃음). 매번 잔소리를 들어가면서 게임을 배웠는데, 이제는 제가 가르칠 위치에 서게 된 거죠. 제가 제일 레벨이 높아 사냥터를 결정하고 게임을 리딩하는 등 같이 팀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입장은 반대가 됐지만 여전히 재미있게 게임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신 선수 가족이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목표로 삼은 것은  ‘메이플 스토리 최고레벨 달성’이다. 현재 신 선수의 레벨은 128레벨 서버 내 최고레벨이 200임을 감안하면 머나먼 여정이다.

게다가 조만간 신진식 선수는 배구 지도자 과정을 밟기 위해 해외 연수를 떠나야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의 목표 달성은 조금 늦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신진식 씨 가족은 이에 개의치 않는다. 목표가 있는 만큼 더욱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 “돌아오면 현수 캐릭터의 레벨이 많이 올라 있겠죠. 그때 다시 셋이서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게임가족으로 기억
한때 게임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를 플레이 하지 못하게 하는 가정들이 있었다. 학업상의 이유로, 또는 정서상의 이유로 자녀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서 였다. 그러나 신 선수의 가정은 달랐다. 만약 이와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오히려 관심을 가지고 같이 대화해보라는 것이 신 선수의 조언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게임에 너무 빠져들어서 아들보다 레벨 업을 먼저 해버리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임가족으로 오래도록 남고 싶다는 신 선수. 이제는 가족과 함께 게임으로 세계무대에 설 그를 그려본다.



       인터뷰 뒷 이야기          

-“‘메이플스토리도’도 괜찮아요?”
신 선수가 꺼낸 첫 마디다. 소위 ‘초등학생 게임’이라고 불리는 게임을 즐긴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약간은 부끄러웠다는 것. 동료들은 ‘스페셜 포스’나 ‘위닝일레븐’과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데 비해, ‘메이플 스토리’를 한다고 하면 일단 멋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메이플 스토리’를 설명하면서 실제로 ‘활 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연출하면서까지 게임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이가 아니고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모습인 것. 자신이 좋아한다면 장르가 무슨 상관있겠는가. 단지 게임을 좋아하는 그의 열정이 아름답게 느껴질 뿐이었다.

신진식 선수 프로필
키 : 188cm  체중 : 80kg  혈액형 : A형
가족: 아내, 슬하 2남
취미: 열쇠고리 수집, 컴퓨터 게임
별명: 갈색폭격기
출생: 1973년 2월 1일
선수경력:
1996  삼성화재 블루팡스 입단
1997  슈퍼리그 베스트식스, 서브왕, 인기상
1998  방콕 아시안게임 배구 국가대표 은메달
1998  슈퍼리그 MVP, 베스트식스, 서브상
2001  슈퍼리그 MVP, 베스트식스, 인기상
2001  V-코리아 세미프로리그 공격상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배구 국가대표 금메달
2003  삼성화재 애니카 배구 슈퍼리그 MVP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배구 국가대표 금메달
2007  현역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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