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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소프트 김대형 사장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9.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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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형 사장은 DVD-PG(DVD Playing Game)로 일본 미소녀게임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그가 운영하는 회사가 작년 한해 만든 타이틀만 60여개. 이는 일본 DVD-PG시장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말 집계에는 약 40%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게 김 사장의 말이다. 그렇다면 김 사장이 올린 수익이 어림잡아도 70억원에 달한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하청의 하청을 맡은 업체라 수익은 별로라며 웃는다. 실제로 2006년에 그가 제작한 ‘간염’이라는 타이틀이 일본 DVD-PG전체 판매량 2위, 작품상 부분 7위 등을 수상했지만 정작 제작사가 받은 돈은 실 수익금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지금은 좀 나아진 편이다.



“국내에 미소녀게임 출시 꼭 이뤄낼거예요”

- 일본 DVD-PG시장 20%점유... 日지사 설립 등으로 파죽지세 성공가도

“초기에는 프로젝트를 맡기는 업체가 없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쩌다가 프로젝트를 맡긴다고 해도 돈을 떼어먹기 일쑤고, 완성본을 갖고 가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 계약을 취소해버리기까지 하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작업을 따내고자 사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덕분에 업체들로부터 광고업체가 아니냐는 말마저 들을 정도였습니다. 하루에도 두세번씩 메일을 보냈거든요.(웃음)”

이렇게 프로젝트를 한 두개씩 완성하면서부터 김 사장의 제타소프트는 조금씩 명성을 얻었다. 무엇보다도 1개월 만에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속도와 함께 제품의 높은 퀄리티가 인정을 받았다.

“처음 시작하는 회사가 경쟁력이라는게 있겠습니까. 보다 싸게 보다 빠르게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일본회사들에게 뒤떨어져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밤을 세워서라도 작품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타 일본 업체보다 3배 빠른 속도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하게 된겁니다.”

이처럼 피나는 노력이 결실을 맺어 최근에는 감당하지 못할 만큼 주문 물량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업체라면 행복해할 상황이지만 김 사장에게는 주름살이 하나 더 늘어버릴 일이다. 무엇보다도 인력 수급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DVD-PG 작업을 위해서는 일본어를 기본적으로 구사해야하고 미소녀 게임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합니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건을 만족한다고 해도 대부분 취미 수준이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한가지만 붙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밀려드는 작업을 감당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다반수입니다. 또 다시 인력을 구하러 나설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거죠.”

이 외에도 김 사장이 겪고 있은 어려움은 수없이 많다. 특히 제타소프트가 미소녀 게임을 만드는 업체이기 때문에 겪고 있는 제약사항이 김 사장에게는 가장 난관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GTA’나 ‘모탈컴뱃’과 같은 게임을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인물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국내 발매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소수 마니아들이 일본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즐기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들이 게임을 사고 싶어도 못사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물론 그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업체와 이윤관계의 입장을 떠나서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뭔가 해줄 수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언젠가는 바뀌겠죠. 그때까지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제타소프트의 비전은 매우 밝다. 일본의 유명 게임회사가 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9월중에 일본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타이틀 제작에 돌입할 예정인 것. 따라서 지속적인 인원 확충으로 인해 내년까지는 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계산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 사장은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대부분 작업이 게임을 컨버전해주는데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 그 한계를 뛰어넘고자 자체 기술력만으로 미소녀 게임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쯤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자체 타이틀을 계속적으로 발매하면서 조금씩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나가면, 제타소프트의 이름을 일본에서 크게 떨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제타소프트와 김 사장의 이름을 아는 이는 일부 업계 관계자에 한정되어 있다. 김 사장은 ‘그저 시기상조’라는 말로 위안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칼날을 갈고 있다. 이제 김 사장과 제타소프트는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 정벌에 나선다. 오는 2009년 화려하게 비상하는 그들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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