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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프로기사 홍성지 5단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7.10.1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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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따분하다고요? 우리한텐 재밌는 게임이죠!”
프로기사 홍성지 5단(20, 신성건설)이 바둑에 대한 은근한 애정을 내비쳤다. 홍5단은 최근 엠게임에서 주최·후원하는 프로기전, 2007 엠게임 마스터스 챔피언십에 참가 중이다. 지난 17일 홍5단은 일찌감치 16강에 진출해 이달 말 열리는 8강 경기 준비에 한창이다. 비록 온라인 대전이지만 홍5단은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프로기사로 데뷔하기 전부터 게임과의 인연을 줄곧 맺어왔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신세대 기사로서 바둑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고 오겠다는 홍5단의 다부진 각오를 들어봤다.



바둑 프로기사 홍성지 5단

“게임으로 바둑의 묘미 알게 됐죠”

- 한 때 프로게이머 꿈 키워 ... 엠게임배 프로기전 우승 노릴 것

홍5단은 비교적 나이가 어린 선수에 속하지만 중견 프로기사의 실력을 갖고 있다. 프로로 데뷔한 지 올 해로 만 5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이창호 9단처럼 그 역시 어렸을 적부터 바둑 신동으로 불릴 만큼 실력이 대단했다.

 중2 때 프로기사 데뷔
“초등학교 때는 유명한 바둑 대회에서 5번이나 1등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중학교를 올라가니까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계속 바둑을 해도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히 바둑 연습은 게을리 하게 됐다. 그렇다고 공부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었다. 홍5단은 그 때 리니지란 게임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재밌더라고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는데 출근하시면 학교도 안가고 혼자 컴퓨터 게임을 할 때도 있었어요. 스타크래프트도 그 때 배웠죠.” 몇 달 게임에 빠져 바둑을 잊어버린 그는 어느 순간 ‘아차’하는 기분이 머릿속을 스쳤다고 한다. “게임하면 이기고 지게 되잖아요. 승수를 쌓아갈 때마다 바둑에서 승리했을 때 짜릿한 기분이 떠오르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바둑이 삶의 한부분이 된 것 같아요.” 이후로 홍5단은 그토록 좋아했던 게임도 접고 프로 데뷔를 준비했다. 마침내 중2 겨울, 프로 기사로 데뷔하는 영광을 얻게 됐다. 요즘도 그는 승부욕이 떨어진 것 같다고 느낄 때면 서든어택, 워크래프트3 같은 게임을 하나 골라 즐기면서 고민을 해결한다고 한다.



 ‘스타’ 실력 수준급
무엇보다 홍5단은 동료 기사 사이에선 스타크래프트에 남다른 소질을 가진 선수로 유명하다. 작년 12월엔 바둑TV에서 제작한 프로그램 <특별한 생각, 바둑과 스타크래프트>에 출연,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중학교 때 친구들은 프로기사랑 프로게이머랑 투잡하라고 놀리기도 했을 만큼 게임을 좋아했어요. 아마추어 실력이지만 당시에 김택용 선수와 배틀넷에서 붙기도 했었어요.” 홍5단은 바둑과 스타크래프트가 전략을 중요시한 게임이라고 전했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라고 한다. 매주 정규 경기가 있는 토요일이면 프로리그를 관람하면서 재미 삼아 승수 내기를 할 정도라고. 홍5단은 개인적으로 마재윤 선수와 이윤열 선수를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경기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저랑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바둑 둘 때 운영적인 면을 꽤 중요시 하는데 두 선수 모두 그런 것 같아서요.” 그래서일까. 홍5단은 프로게이머에게 친근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프로로 데뷔하기까지 정말 힘든 시기를 거치잖아요. 우리처럼 어린 나이에 데뷔한 선수들도 많고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 지 애착이 갑니다.”



 온라인 바둑 대회 우승 넘봐
엠게임에서 주최하는 이번 대회도 일반 e스포츠 리그처럼 대규모 선수들이 참가해 우열을 가른다. 총 116명이 토너먼트 방식을 거쳐 우승 상금 2천 5백만 원으로 놓고 대결을 펼치는 것. 이번 대회는 규모도 규모지만 온라인으로 거치는 e스포츠 개념의 바둑 대회라 더욱 눈길을 끈다. “원래 온라인 바둑 경기는 자주 열리는 편이에요. 온라인 경기가 프로기사들에겐 은근한 재미를 안겨줘요. 온라인은 마주보고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서 심리전을 쓸 수 없죠. 너와 내가 서로의 실력을 모른 상태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더해요. 이기면 쾌감도 커지죠.” 홍5단은 신세대 바둑 기사답게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런 모습 때문인지 그를 응원하는 팬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홍5단은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세계 대회 우승까지 넘볼 계획이다. “(대회 관련)게시판에 달린 댓글을 보고 힘 날 때가 많아요. 이번 대회가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일반인들에게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습니다. 이 분들께 일류기사가 된 홍성지 5단을 꼭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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