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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 리뷰] 공감 얻기 힘든 스토리와 반복 콘텐츠 짜깁기에 ‘힐링’이 ‘실망’으로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2.05.09 17:39
  • 수정 2022.05.0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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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닌텐도 스위치 어드벤처 장르 신작 ‘짱구는 못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 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이하 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이 국내 정식 출시됐다. 지난해 일본 출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게임은 국내 방영 애니메이션 성우 기용, 인게임 이미지 변경을 포함한 섬세한 로컬라이징 등과 함께 국내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심어준 바 있다.
출시 후 게임의 콘텐츠 전반을 살펴본 이후 든 인상은, 여유와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구조 및 IP의 표현 등 팬들에게 기대를 심어주기에는 충분했으나, 보편적인 게이머에게 만족감을 안겨주기는 어려운 신작이라는 평가다.
기대 속에 등장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던 게임, ‘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을 살펴봤다.
 

반복되는 콘텐츠, 동기부여는 적었다
‘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은 제목에 담긴 의미처럼 여름방학을 맞아 광주로 떠난 짱구 가족의 일화를 그리는 게임이다. 부제에 담긴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은 게임플레이의 형태를 담고 있으며, 이는 행동력 및 7일 제한 플레이와 이후의 반복 루프물 형태로 게임을 풀어냈다.
해당 구성 속에서 이용자들이 만나볼 수 있는 콘텐츠는 곤충 채집, 낚시, 채소 재배, 심부름, DJ, 공룡 배틀 등으로 존재한다. 이들을 이용자들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즐기며 관련 목표치를 달성하는 한편, 이러한 짱구의 행동들은 그림 일기와 신문으로 표현되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일주일 간의 생활을 반복하며 스토리가 그리는 이벤트에 따라 표현된다. 루프를 반복할 때마다 조금씩의 새로운 전개가 펼쳐지며, 짱구의 행동 속에서도 각종 변화를 만나볼 수 있다.
 

▲ 게임은 기이한 사건 속에서 일주일이라는 루프에 빠진 짱구의 시점으로 표현된다
▲ 게임은 기이한 사건 속에서 일주일이라는 루프에 빠진 짱구의 시점으로 표현된다
▲ 게임 내 다양한 콘텐츠 중 하나인 공룡 배틀은 '가위바위보' 상성 배틀 방식을 취했다
▲ 게임 내 다양한 콘텐츠 중 하나인 공룡 배틀은 '가위바위보' 상성 배틀 방식을 취했다

루프물이라는 게임의 구성에 있어 중요한 점은 바로 반복되는 플레이에 대한 동기부여가 중시된다는 점이다. 루프물을 택한 이상 필연적으로 동일한 전개 및 플레이가 주어지는 가운데, 내러티브적인 요소 혹은 콘텐츠 플레이에 있어 매력적인 변주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플레이 의욕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측면에서 ‘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은 다소 미진한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행동력 및 일주일이라는 제한으로 인해 모든 수집 요소 및 목표 등을 채우도록 유도는 하고 있으나, 단순한 콘텐츠의 반복은 결국 지루함밖에는 제공할 수 없었다.
 

▲ 게임의 가장 큰 강점은 짱구가 거니는 모든 공간이 높은 퀄리티와 따듯한 감성의 비주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 게임의 가장 큰 강점은 짱구가 거니는 모든 공간이 높은 퀄리티와 따듯한 감성의 비주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 게임 내 대사창으로 표현되지는 않으나,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목소리를 풀 더빙으로 표현하는 등 디테일한 요소 속에서도 특유의 감수성을 찾아볼 수 있다
▲ 게임 내 대사창으로 표현되지는 않으나,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목소리를 풀 더빙으로 표현하는 등 디테일한 요소 속에서도 특유의 감수성을 찾아볼 수 있다

부족한 감동, 감성에 대한 공감이 필요해
‘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은 게임을 접하는 이용자들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나뉠 수 있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콘텐츠의 반복이 이어진다는 점은 분명 단점으로 꼽히지만, 게임 내에서 마주할 수 있는 따듯한 감성과 원작 분위기가 물씬 담긴 풍경은 게임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게 돕고 있다.
대사에 비해 캐릭터 보이스가 부족하다는 점은 일부 아쉬움이 남지만, 원작 성우진들의 목소리와 게임 내 곳곳에 묻어있는 섬세한 로컬라이징 역시 분명 게임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아울러 어린 시절 추억 속에 유사한 경험이 녹아있는 이들이라면 그러한 콘텐츠들을 즐김에 있어 더욱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원작을 사랑했던 이들이라면 반가울 성우 분들의 목소리를 게임 내에서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 원작을 사랑했던 이들이라면 반가울 성우 분들의 목소리를 게임 내에서 그대로 마주할 수 있다
▲ 작중에서 펼쳐지는 일상은 반복된 형태로 그려진다
▲ 작중에서 펼쳐지는 일상은 반복된 형태로 그려진다

다만 그렇지 않은 이들, 혹은 ‘짱구’라는 원작 애니메이션 자체만을 기대하며 게임을 접한 이들은 부족한 게임성에 실망감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의 반복 속에서 게임을 지속해나가도록 돕는 스토리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이 중시되는 게임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의 구성과 스토리 전개를 바라볼 경우, 대다수는 원작 애니메이션 극장판과도 같은 전개를 기대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풀어보자면, 때로는 사소하며 웃음기가 감도는, 또한 때로는 긴박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 들어서는 교훈과 추억을 남기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은 전개 속도, 방식, 사건의 중심을 향하는 과정과 결말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감정적인 순간들을 효과적으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컴플릿에 가까울 정도로 게임을 플레이한 결과물을 마주한 순간에는, 다소 허망한 감정만이 남아있었을 뿐이다. 콘텐츠의 부족은 시골과 여름방학의 감성으로 일부 보완 가능했지만, 스토리 부문에서는 그저 아쉬움만이 남았다는 평가다.
 

▲ 매일 아침 주민들이 모여 체조를 한다는 풍경은 국내에서는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추억 중 하나다
▲ 매일 아침 주민들이 모여 체조를 한다는 풍경은 국내에서는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추억 중 하나다
▲ 분명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게임은 맞으나, 매력만으로 게임을 접하기엔 아쉬운 요소가 다수다
▲ 분명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게임은 맞으나, 매력만으로 게임을 접하기엔 아쉬운 요소가 다수다

한편, ‘짱구는 못말려 여름방학’의 개발사 밀레니엄 키친은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로 유명한 개발사다. 고유의 게임성을 인정받은 시리즈의 존재와 인기 IP ‘짱구’의 만남은 분명 큰 기대를 모았으나, 그 결과물이 팬들의 기대치에 미치지는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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