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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넥슨 ‘민트로켓’,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만 모든 역량 집중했다”

참가자: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총괄 부사장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2.05.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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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은 지난 11일 자사의 신설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소개하는 미디어 공동 인터뷰를 개최했다. 당일 행사에서는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총괄 부사장이 참석해 관련 질문에 답했으며, 김 부사장은 “작지만 개성 있는 프로젝트, 코어 플레이에 참신함을 갖고 승부를 보자는 프로젝트가 민트로켓에서 만들어 지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를 설명했다.
민트로켓은 ‘오롯이 재미에 집중하며, 걸은 적 없던 길을 걷는다’는 포부와 함께 탄생한 게임 서브 브랜드다. 민트로켓에서는 PC, 콘솔 기반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를 시작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담긴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따르지 않으며 게임이 가지는 순수한 ‘재미’에 집중하고자 한다는 넥슨의 새로운 발걸음, 민트로켓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총괄 부사장(사진=경향게임스)
▲ 넥슨 신규개발본부 김대훤 총괄 부사장(사진=경향게임스)

지난해 넥슨은 온라인 쇼케이스 ‘넥슨 뉴 프로젝트 :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산하 신규개발본부의 개발 모토인 ‘빅 앤 리틀’을 강조한 바 있다. 블록버스터급 대형 타이틀과 작고 빠르게, 날 것 그대로 선보이는 타이틀을 구분하는 개발 방향성으로, 민트로켓의 프로젝트들은 후자에 속하고 있다.
민트로켓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내부에서는 별도 프로젝트 발표, 심사 절차 혹은 BM(비즈니스 모델) 관여 등을 모두 배제하는 한편, 외부에서는 기민한 이용자 테스트 및 피드백 대응 등으로 ‘게임의 재미’를 높이는 점에만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하는 QA 전문

Q. 서브 브랜드라는 개념은 게임업계에서 생소한 형태다. 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그간 넥슨에서는 여러 가지 시도가 이뤄져 왔다. 다만 넥슨이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며 다양한 생각을 지닌 이들이 많아지다 보니, 다시 새롭고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에서 혁신적인 시도가 왜 어려울까에 대한 많은 토론 끝에 이를 담을 그릇을 별도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로덕트를 믿기보다 사람을 믿기로 했다. 믿을만한 사람이 있으면 과감하게 발탁하고, 적절한 인원과 시간을 완벽하게 자율권을 드리고자 했다. 그렇게 해야 프로젝트의 날카로움을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신규 개발본부를 만들었었다. 민트로켓이 당시 소개했던 ‘리틀’ 타이틀들을 선보이게 되는 것인가
A.
그렇다. 주로 리틀이다. 작지만 개성 있는, 과감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코어에 참신함을 갖고 승부를 보자는 프로젝트가 민트로켓에서 만들어진다.
항상 무언가 만들다 보면 ‘이걸 넥슨 이름으로 낼 수 있겠어’하는 질문을 하고 또 받게 된다. 거기에서 이미 개발자들의 도전 의식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본인 스스로 개성 있어 하며 만들었지만, 넥슨의 이름이라는 질문을 받을 때 ‘뭐도 더 붙이겠다, 뭐도 더 끌어 올리겠다’를 계속하며 본질이 약화 되곤 한다.
그렇기에 게임의 코어를 만들 수 있는 인원과 시간을 세팅하고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 검증이 필요하면 도움을 주지만, 검증조차도 최대한 플레이어의 시각에서 바라볼 것이다. 리틀이 나갈 수 있으려면 민트로켓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저 분들이 가지신 생각도 이렇게 했을 때 보다 호의적인, 중립적인 시각으로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코어를 강조했는데, 자세한 부연 설명을 부탁드린다
A.
예를 들어 민트로켓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가운데 ‘프로젝트TB’는 탑뷰 기반 배틀러 장르 게임이다. 엄청나게 빠른 템포로 극강의 피지컬 싸움을 선보이는 게임이다.
코어라고 한다면 그 안에 있는 캐릭터 하나하나의 기본 공격과 스킬 메커니즘, 이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레벨 구조나 룰 등에 해당한다. 부가적인 업적, 미션 등도 없다. 게임을 했을 때 초보분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도 적다. 배경 또한 아주 이쁘거나 풍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코어에만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다.
 

▲ ‘데이브 더 다이버’는 민트로켓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이용자들을 찾을 전망이다
▲ ‘데이브 더 다이버’는 민트로켓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이용자들을 찾을 전망이다

Q. 개발자에게 무한한 자유도를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프로젝트 개발진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A.
디렉터 분들은 주로 내부에서 발탁을 한 분들이다. 중심인물들은 내부에서 의지와 엣지있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을 과감하게 발탁하는 데 주력했다.
프로젝트 규모는 30명이 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20명대 인원으로 세팅하며, 프로세스도 제각각이다. 개발진 분들이 1인 다역도 해야 하지만, 게임의 재미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힘은 훨씬 크다. 체계가 약간 부족하고, 업무가 과중하다 하더라도 재미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을 모으고자 하고 있다.

Q. 기존 개발 프로세스와 비교했을 때 시간과 자유도 외에 개발진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이 있는가
A.
우선 적어도 방향성과 게임의 대강의 모습에 대해서는 합의를 하고 넘어가며, 이를 구현해보기까지 진행한다. 프로토타입 당시 게임에 대한 이해와 재미가 확인될 경우 개발진에게 자유도가 부여된다. 또한 최대한 개발진의 일정을 존중하고자 한다. 게임의 모습이 어느정도 갖춰지기 전까지는 내부 공유도 덜 하고 있다.
역으로 개성 있게 하고자 했던 시도들이 왜 좌초됐을까를 생각하며, 그간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어렵게 만들었던 일들을 제거해나갔다. 물론 타이트한 개발진 숫자가 많은 것들을 어렵게 만들지만, 그러한 리소스가 적은 대신 자유도를 드렸다. 본인들이 관여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큰 것에 대해 보람을 느껴달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Q. 게임 개발에 있어 BM에 엮여 낙담하는 경우도 있다. 민트로켓의 개발진들은 이에서 자유로운가
A.
BM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게임이 오래갈 수 있는 플레이 구성, 즉 메타 플레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오래 끌고 갈 것 인가는 차차 생각하자는 것이다. 일단 재밌게 만들어달라 하고 있다. 비단 신규 조직만의 시도가 아니라, 넥슨 차원에서도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시도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를 위해 해당 방침을 정했다.
 

▲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어드벤처 장르 신작으로, 앞서 프로젝트 DR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다
▲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어드벤처 장르 신작으로, 앞서 프로젝트 DR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다

Q. 프로젝트 진행 시 내, 외부 IP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텐데, 허용 범위와 지원 계획을 알려달라
A.
민트로켓에서는 가급적 신규 IP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게임성이 완전히 혁신적이고 다른 것,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보라 한다. 거기에 기존 큰 IP를 활용하면 그러한 개발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다. IP 관리 차원이 아닌, 창의성과 도전 의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활용이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어울리는 IP가 있다면 지원 계획은 언제나 열려있다. 현재로서는 IP보다 새로운 게임성에 집중하고 있다.

Q. 민트로켓에서는 사업적인 성과가 낮은 게임이 나올 수 있다. 서비스 종료가 잦아질 수도 있는데, 우려는 없는가
A.
이런 시도로 인해 오히려 게임을 많이 접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것 같다. 코어만 만들어서 빠르게 유저 분들에게 검증을 받아보면, 만약 거기서 미비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개선 작업 혹은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기도 한다.
유저 분들의 검증 후 지지를 받으면 정식으로 넘기며, 반대로 부족해, 재미가 없어라는 말씀을 듣는다면 빠른 수정 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조금 더 날것의 모습으로 유저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관리를 해 나가다 보면, 유저 분들에게 조금은 양해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Q. 게임을 선보일 방법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일종의 플랫폼 형태를 예상했는데, 관련 계획을 갖고 있는가
A.
게임의 수가 많아지고, 브랜드가 안착이 된다면 더 많이, 더 과감하게 나갈 것이다. 따라서 향후 플랫폼화가 되는 것까지도 생각은 하고 있다. 다만 일단은 자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성 있는 게임들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개성 있고 달라 보이는 게임이라 할지라도, 그 조차에 대해서도 유저 분들의 기대치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럴만한 상황이 된다면 진지하게 플랫폼화를 고려하겠지만, 일단은 브랜드의 안착과 혁신적인 시도들이 릴리즈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탑뷰 액션 신작 프로젝트 DR 역시 프로젝트 TB라는 이름과 함께 게임의 코어한 재미를 선보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 탑뷰 액션 신작 프로젝트 DR 역시 프로젝트 TB라는 이름과 함께 게임의 코어한 재미를 선보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Q. ‘데이브 더 다이버’, ‘프로젝트 TB’는 스팀 출시 예정이다. 주요 타깃은 글로벌인가
A.
기본적으로는 그렇다. 다만 한국이냐 글로벌이냐를 꼭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재밌는 것을 만들자, 그 팀이 잘하는 것을 만들자’가 최우선이다. 유저 분들의 기대치를 뛰어넘으려면 특정 장르나 재미에 대해 잘 만들 수 있는 분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알게 모르게 한국에서 통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해왔던 장치들은 빼자고 말씀을 드렸다. 재미에만 집중하고, 그렇다면 어디에서는 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준비 중인 프로젝트의 주요 플랫폼과 기타 프로젝트가 있다면
A.
앞선 두 프로젝트 외에 하나 정도가 더 있다. 또한 프로토 타입이라고도 할 수 없는 정말 얼리 수준이거나, 제안서 차원에서 검토 중인 것들이 두세 가지 있다. 이들 대부분이 PC, 콘솔을 생각하고 있다. 게임성이 정말 모바일에 적합하고, 모바일을 통해 최대한 많은 유저들에게 캐주얼하게 접근하겠다는 프로젝트가 아닌 이상은 PC, 콘솔을 우선하고 있다.

Q. 새로운 브랜드로 유저들에게 다가가야 할 텐데, 어떤 식으로 브랜딩할 예정인가
A.
브랜딩은 이제 시작이다. 조금 더 유저 친화적인, 격의 없는 소통을 진행할 것이다. 개발자들이 좀 더 허심탄회하게 유저 분들과 자유롭게 소통한다는 기반하에, 중장기적으로 민트로켓을 어떻게 브랜딩할 것이냐는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독립 개발사 혹은 인디 개발사에서 많이 하곤 하는 격의 없는 소통을 해보고자 한다.
 

▲ 재미의 본질을 찾기 위해 그간의 논법을 모두 벗어 던지겠다는 점이 민트로켓의 핵심이다(사진=민트로켓 공식 홈페이지)
▲ 재미의 본질을 찾기 위해 그간의 논법을 모두 벗어 던지겠다는 점이 민트로켓의 핵심이다(사진=민트로켓 공식 홈페이지)

Q. 신규 개발본부 설립 당시 ‘넥슨이기에 기대된다’는 평가를 원하셨다. 민트로켓도 같은가
A.
해당 부분에 민트로켓이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넥슨이 항상 뭐라도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왔지 않은가. 그것들이 꾸준히 지속되는 모습, 민트로켓이 보다 과감하게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단순 ‘해본다’가 아닌 의미 있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냥 해보는 것이 아닌, 큰 기대를 담고 있는 하나의 축이다. 그 큰 축이 기대를 받고, 인정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

Q. 민트로켓의 프로젝트가 빅으로 갈 수도 있는가
A.
빅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항상 문제는 빅으로 갈 것을 일찌감치 가정하고 만들었을 때 생겼던 것 같다. 개성 있게, 정말 필요한 것만 만들고 서비스를 하자고 시도를 해봤으면 한다. 만약 유저들의 지지를 받아 더욱 커질 때, 빅에서 주로 하는 메타 플레이가 필요하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의식하지 않고 유저 분들이 즐겨주시며 지속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Q. 과거에도 지금의 민트로켓과 같은 시도가 있었다.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못했는데, 지금은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가
A.
당시와 달랐던 것은 당시엔 개발진 규모가 너무 적었다는 점이다. 도전적인 시도를 아예 할 수 없을 정도의 리소스를 할당했었다. 이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내부의 합의가 없다 보니 지원이 제한적이었다.
민트로켓은 회사의 명확한 방향성의 일종이다. 어느 정도의 리소스가 있어야 창의적인 것에 욕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소스가 너무 적으면 오히려 보수적으로 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인디씬에서도 훌륭한 분들이 많지만, 현실적 압박 때문에 타협하는 분들도 계시지 않은가. 넥슨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넥슨 제공
사진=넥슨 제공

Q. 민트로켓 프로젝트의 정식 출시 결정 기준이 내부적으로 존재하는지 궁금하다
A.
그간 정식 출시로 넘어가는 기준은 내부에서 판단하다 보니 기준이 항상 높았던 것 같다. 반대로 유저 분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검증을 받다 보면 그 선이 더 명확하지 않을까 싶다. 정식 출시에 대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좀 더 모험을 할 수 있고, 좀 더 과감하게 정식 출시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저 분들이 프로젝트를 좋아해 주신다면 당연히 정식 출시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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