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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다양화와 전문성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10.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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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대작 온라인게임들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게임 개발에 드는 비용이 몇 십 억대가 넘는 것은 물론이고 마케팅비용을 포함하여 백억 원 대를 넘나드는 게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게임개발에 투자하는 일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견 게임 업체들의 이런 투자들이 MMORPG에만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필자도 ‘겟앰프드(GetAmped)’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주위에서 “이젠 MMORPG 하나 만드셔야 겠네요”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치 모든 게임 업체의 마지막 목표가 당연히 MMORPG인 것처럼 들려 기분이 씁쓸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여러 해 동안 MMORPG가 온라인게임의 주류였고, 게임산업 성장의 동력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들어 느끼는 반가운 변화는 캐주얼 게임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다.몇 년 동안 ‘리니지’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MMORPG시장과는 달리 캐주얼 게임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또한 변화하고 있다.

한때 국민게임이라고 불리던 ‘포트리스’는 게임의 대중화를 선도했고, 그 후 게임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메이플스토리’와 ‘겟앰프드’는 여성과 청소년들을 흡수하면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였고 부분유료화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팡야’와 ‘카트라이더’가 새롭게 등장하여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몇몇 캐주얼게임의 성공담으로 인해 많은 개발사와 개발자들이 캐주얼게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캐주얼게임에 대한 관심과 참여의 이면에는 많은 개발자들이 적은 노력과 투자를 가지고 캐주얼게임을 개발하여 단기간에 수익기반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대작 MMORPG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필자는 이러한 동향에 대해 두 가지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캐주얼(?)게임이 작고 간단하고 쉬운 게임이라는 의식이다. 필자는 속칭 캐주얼게임이라고 부르는 게임들이 게임의 본류라고 생각하고 있다. 필자가 청소년기에 오락실에서 접한 게임은 모두 캐주얼게임이었다. 캐주얼게임을 만드는 것이 결코 MMORPG에 비하여 간단하지는 않다. 개발시작 전부터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함께 어떠한 수익모델을 가질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쉽게 만들어서 부분유료화로 돈을 벌겠다는 단순한 접근으로는 결코 성공하는 게임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둘째는 결국은 MMORPG를 만들어야 성공한다라는 인식이다. 소위 ‘대박’은 MMORPG에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MMORPG가 공전의 히트를 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MMORPG의 국내시장은 그 성장 폭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형 비즈니스로 선점자의 우위에 따라 상위권의 선점업체의 성장 이외에는 새로운 시장확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캐주얼게임은 어뮤즈먼트에 기반한 게임특성으로 인해 슈팅, 액션, 육성, 스포츠 등 소재 및 게임방식이 훨씬 자유롭다. 영화산업을 보면 각 영화의 감독들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다. 판타지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더욱 좋은 판타지 영화를 만들고, 로맨틱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계속 그런 성향의 영화를 만든다. 그래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어떤 영화가 새로 개봉 될 때 감독 이름만 듣고도 그 영화의 장르를 쉽게 파악하기도 한다. 감독들이 보유하고 있는 팬이나 인기는 영화배우 뒤지지 않는다.

게임산업도 이젠 영화 산업처럼 다양성을 갖추어야 하고 게임업체는 자기의 전문영역을 확보하여 게이머들에게 어필해야 할 것이다. 필자의 꿈은 돈을 많이 벌어 대작 MMORPG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캐주얼 게임들을 많이 개발해서 우리만의 게임특성을 살리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온라인게임의 성장전망은 낙관적이다. 그 낙관을 현실화 시키고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게임의 다양화 전문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MMORPG와 캐주얼게임의 균형적인 발전 속에서 MMORPG는 성장과 육성 이외에 캐주얼의 재미요소를 결합시키고, 캐주얼게임은 특유의 재미요소에 성장, 육성시스템을 결합하는 융화 또한 꾸준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하고 특색 있는 훌륭한 캐주얼 게임들이 속속 개발되고, MMORPG와의 융화 및 게임분야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될 때 유저와 시장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균형적인 온라인 게임의 개발과 성공이 한국의 온라인게임 경쟁력을 유지시켜 줄 것이다.

/윈디소프트 이한창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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