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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NPC도 인권 논란 정당한가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7.07 18:14
  • 수정 2022.07.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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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는 인공지능 세대라고 한다. 사람이 할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 처리해주는 시대. 복잡하고 귀찮은 일들을 단순화해 버튼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사람들은 기대한다. 게임 역시 이와 밀접한 관련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복잡하고 귀찮은 코딩 없이 알아서 게임이 척척개발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있을까. 개발자들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작업을 하고 유저들은 신선한 게임을 계속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 않아 올 듯 하다. 게임 개발사들도 이와 관련된 연구를 계속 해 나가는 단계다. 

게임 인공지능 역사는 시대를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그도 그럴것이 인간이 플레이하지 않은 캐릭터는 모두 자동으로 움직여야 하니 일종의 인공지능과 마찬가지다. 대신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부여하는데 굉장한 시간이 걸리면서 지금의 인공지능이 언급되는 상황이 온 것으로 풀이 된다.

일례로 1980년대 게임을 개발했던 리차드 바티 교수와 리차드 개리엇은 최근 한 팟캐스트를 통해 이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리차드 개리엇은 울티마 시리즈를 통해 NPC캐릭터를 살아있는 것 처럼 설정하고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패턴을 부여한 바 있다. 리차드 바티 교수는 게임 분야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분야 박사로 과거 머드게임에서 이 같은 기술을 부여한 바 있는 인물이다. 

양 측입장은 인공지능이 게임 세계를 뒤바꿀 것이라는 부분은 동의한다. 가상현실속 캐릭터가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하고 튜링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로 정교하게 짜여졌다면 이미 인격체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를 상대하는 게이머다. 게이머들은 게임 속 NPC들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으며, 이들을 상대로 '혹독한' 방식으로 다루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일례로 'GTA'처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협박해서 차에서 내리게 하고, 총으로 쏴 죽이는 것과 같은 게임들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은 현실과 가상사이 경계 때문이다. 멍청해 보이는 캐릭터를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기 떄문에 나오는 현상이다. 

그런데 만약 GTA속 캐릭터들이 실제 사람처럼 감정을 갖고 대화하며, 호소하는 경우라면 게임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 것인가. 게임속에서 호소하는 캐릭터를 일종의 인격체로 다루고 '살인'으로 보는 시각도 어색해 보이며, 그렇다고 해서 이를 '방관'하는 것도 어색한 상황이 공존한다.

한 쪽 시각은 인간의 자정작용을 믿는 시각이며, 다른 한쪽은 심리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추측한다. 

비슷한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인공지능 채팅 봇(필담을 나누는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들이 다수 등장했는데, 해당 캐릭터들에게 욕설을 가르치고, 인격 모독을 가르키는 유저들이 늘어나면서 서비스가 폐쇄된 케이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게임이라면 이 추세가 더 심각할 수 있는 상황이며, 상황에 따라 언어폭력을 상회하는 심각한 폭력들이 자행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게임이라는 룰 하에 자유롭게 놔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같은 문제는 인공지능 네이티브시대에 새롭게 대두될 사회 문제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잘못된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엄밀히 말해 이 같은 문제는 사실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바로 앞에 다가오는 문제다. 그렇다보니 이미 국내에서는 디지털 인권을 운운하며 온갖 법규제들이 시동을 거는 추세다. 

그러나 진실은 조금 다르다. 게이머들 시각으로 한걸음 다가서서 바라보면 그저 우스운 일일 뿐이다. 당장 NPC는 커녕 가상현실 상에서 실제 사람과 게임을 하면서도 서로 욕설을 주고 받기를 서슴치 않는다. 게임상에서 서로 칼을 휘두르고 목을 베는 일도 잦은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정말 현실에서 살인을 저지르냐면 그것은 또 아니다. 

여기 유명한 말이 있다.

"게임상에서 내가 의사로 사람을 고친다고 내가 현실에서 사람을 고치는 것은 아니다. 게임상에서 연애를 한다고 해서 현실에서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게임상에서 내가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현실에서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어떤 근거인가."

엄밀히 말하면 게임상에서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모두 기뻐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20년 6월 출시된 '라스트 오브 어스2'에서 게임 속 캐릭터가 정체모를 캐릭터에게 살해를 당하자 게이머들이 집단 반발하는 일이 일어 나기도 했다.

만약 그들의 주장대로 실제 게이머가 영향을 받아 살인자가 된다고 치자. 이미 우리나라 인구 중 약 70%는 게임을 즐긴다는 통계가 있다. 그렇다면 인구 70%가 살인자라는 논리를 펴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전 세계 30억 인구가 게임을 즐기는 시점에서 30억 인구가 살인자라는 논리를 펴는 셈이다

게이머들은 지적 유희를 즐기는 이들이다. 분명히 지킬 것은 지키며, 그 만한 능력은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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