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공중파 방송에는 게임 방송이 없었다. 게임이 대중화 되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각 방송사별로 시청자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다는 취지 하에 게임방송을 편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게임이 문화 컨텐츠로서 영화와 같은 대중성을 누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주말 황금시간대인 정오나 오후로 편성하는 영화 프로그램과 달리 주말 심야 시간대에 방송을 편성하게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게임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졸린 눈을 비비며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해서 귀한(?) 게임 방송을 시청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프로그램의 구성이다. 그렇게 힘들게 졸음과의 전쟁을 해서 시청하게 된 게임 방송의 내용이 특정 장르로만 편중된 경향을 보여 더 많은 게이머가 즐기는 온라인 게임의 내용을 기대하던 시청자들에게 정작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지 못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게임방송을 보는 많은 시청자들은 오히려 국내에서 가장 대중화 되어 있는 온라인 게임에 대한 정보를 게임 방송에서 얻게 되길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는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다 보니 시청률도 함께 떨어지고 시청률이라는 잣대를 무시할 수 없는 방송사의 개편에서 제외되는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나의 장르가 문화 컨텐츠로서 자리잡아 나가기까지는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보았을 때 가장 대중적인 채널인 공중파 방송국에서 게임을 즐기는 시청자들을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정보 취득의 욕구를 리드해 주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게임도 이제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었고 국회의원이나 연예인들까지 주로 즐기는 게임이 있을 정도로 일반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그에 걸맞는 공중파 게임 방송도 자리잡을 때가 되었다고 본다. 게임을 주로 즐기는 청소년이나 젊은 층이 많이 보는 시간대로 게임방송을 편성하고, 보다 더 재미있고 다양한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더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어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이 되지 말란 법도 없을 것이다.
게임을 이전처럼 일부 악성 게이머들만 즐기는 폐쇄적 문화로 보지 않고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대중문화의 하나로 만들기 위해 게임업계를 비롯한 여러 관련분야에서 함께 노력해 나가야만 한다.
이번 개편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새롭게 준비할 다음 개편에는 다시 게임프로그램이 부활하길 바라는 마음이 게임인으로 간절하다. 각 방송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하여 공개되는 1회성 특집프로그램보다는 매일매일 게임과 관련된 이야기가 안방극장에서 흘러 나오길 바래본다.
/ 엠게임 대표 박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