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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게임만이 살길이다!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5.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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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뜨겁다. 출시되는 게임의 종류와 수만으로 본다면,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프리스타일과 카트라이더의 성공 이 후 캐주얼게임이 대세가 되어 야구, 테니스와 같은 스포츠 장르와 대전 격투, 레이싱 등 예전보다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 많은 게임들이 하루 이틀을 차이로 줄이어 선보이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부터 붐을 일으키던 속칭 블록버스터 게임이라 할 수 있는 그라나도 에스파다, 썬, 제라 등 대규모 자본과 인력들이 투입된 게임들이 하반기 시장 공략에 출사표를 던지며 성공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매년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온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발전을 보면 이렇듯 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최근 발표된 IDC 자료에 따르면,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지난해까지 5억3천340만달러 규모를 형성했다고 한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체 시장 규모의 49.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조사된 숫자로 분석해 본다면, 국내 IT 산업의 대표로 게임을 내세워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는 요즘처럼 위기 의식이 드는 때도 없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듯이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은 바로 짧은 기간동안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좋은 조건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 들고 있으며, 경쟁 업체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자본력까지 갖춘 외국 게임사들의 국내는 물론 우리가 맹위를 떨치는 아시아 곳곳의 온라인게임 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되는 추세다.

당장 지난해만 돌아 봐도 그렇다. 외산 온라인게임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선입견을 깨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돌풍을 일으켰다. 인기는 물론이거니와 국내 게이머들의 눈을 한 단계 높혀놨다는 평가까지 들린다. 와우는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개척해 놨던 중화권 및 아시아 시장에까지 눈을 돌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가장 큰 텃밭으로 여기고 있는 중국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이 후 와우 만큼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으나, 외산 온라인게임들의 도전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외산게임에 대한 국내 시장의 경쟁력은 점점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을 통한 공략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최근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그라비티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그 전에 샨다 역시 액토즈를 인수한 바 있다. 미국의 벤처캐피털인 월든인터내셔널은 엔도어즈에 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렇듯 국내는 물론 글로벌한 업체들과 수많은 게임들을 상대로 한정된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인터넷 서핑 중 재미 있는 뉴스를 하나 발견했다.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들의 흥행 성적에 대한 원인분석이 내용이다. 미국 리서치 전문 회사인 브랜디맨션스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관객들이 예전보다 헐리우드 개봉작들을 찾지 않는 이유는 결국 전체적인 작품 질의 저하에 있다는 것이다. 영화대신 DVD를 빌려보기 때문에 극장을 가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은 DVD를 빌려 보는 이유가 개봉작 중에는 볼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으며, 형편없는 영화들로 인해 극장을 찾지 않게 된다는 네티즌이 조사 대상자의 44%에 달한다는 것이다.

결국 너무나 평범한 진리이지만 컨텐츠 자체의 힘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어 버림을 다시 한번 가슴속에 새겨야 한다. 시장이 커지고 자본력이 증대됐다고 해도 지금과 같이 선두 게임을 따라 하거나 규격화된 블록버스터형 게임들만 양산해 낸다면, 국내 게임 산업 역시 헐리우드 영화들처럼 초라한 여름 흥행 성적표를 내밀어야 할지도 모른다. 위기는 곧 기회를 동반한다고 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남들과 다른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겠다.

/CCR 대표 윤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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