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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P2E(Play to Earn)는 게임일까?

  • 정리=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07.2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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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2E(Play to Earn) 게임에 대한 논의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P2E 게임이란 글자 그대로 플레이를 하면서 게임 내 재화로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을 의미한다. 알려진 대표적인 게임은 베트남 제작사 스카이 마비스(Sky Mavis)가 서비스하는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국내 제작사 위메이드에서 서비스하는 ‘미르4’ 등이 있다.

이런 P2E 게임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형태가 있지만, 게임에서 얻는 아이템, 캐릭터, 소모성 자원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현금화 가능한 디지털 재화로 교환되고, 그 디지털 재화를 다시 현금화하는 유사한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이런 현금화 과정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P2E 게임에 대한 다양한 논의는 ‘게임 재화의 거래가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보는 견해의 합리성 여부와 ‘실제로 존재하는 시장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국내 게임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과도한 규제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보인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런 논의에 앞서 P2E 게임이 전통적인 의미의 게임인지를 규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P2E가 현재 규제하고 있는 게임이 아니라면,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며, 현재 게임이라는 전제로 논의되는 규제는 적용되면 안 된다.

일과 놀이를 구별하는 많은 정의가 있다. 그러나 재화의 이동면에서 일은 돈을 벌기 위해 나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고, 놀이는 나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일은 수단이며, 돈이 목적이다. 노동자는 결과물로 평가받고, 결과물에 따라 소득이 변한다. 하지만 놀이에서 돈은 수단이며, 놀이가 목적이다. 놀이는 과정으로 평가받고, 과정의 즐거움에 따라 사용한 재화의 적절성을 판단한다.

게임은 대표적인 놀이 수단이다. 유명한 게임 디자이너이자 연구자인 ‘제인 맥고니걸(Jane McGonigal)’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실험 결과를 제시하면서 게임에서 대가성이 주어지면, 사용자의 참여율이 떨어지며, 게임의 대가는 게임 자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가성을 기대하고 참여한 사용자는 대가가 중단되면 게임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

많은 교육자가 아이의 공부에 대가를 제시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대가가 사라지면, 아이의 학습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공부가 노동이 되면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만약 특정 게임에서 재미가 아닌 소득이 목적이라면, 그 게임을 하는 것은 일이다.

빠르게 달리는 것이 목적인 경주용 자동차와 많은 사람을 운송하는 것이 목적인 버스가 유사한 원리로 작동되지만, 같은 자동차가 아니다. 누구도 내가 타고 있는 버스가 경주용 자동차만큼 빠르게 달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경주용 자동차도 필요하고 버스도 필요하지만, 같은 기준으로 제작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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