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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잃은 진실 찾기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5.12.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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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이 눈 앞에 다가왔다. 황우석 교수와 관련된 내용들이 연일 9시 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오늘도, 시간은 12월 31일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것이다. 늘상 그러하듯 이때가 되면 게임계는 또다시 야단법석을 떨 것임에 분명하다. 때론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고, 혹은 감주기에 바쁘며, 가끔은 괜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거짓을 남발하길 수 년여.

그렇다. 매년 이 맘 때면 불거지는 게임업계의 한해 총결산이 그것이다. 다른 회사들의 눈치를 살피며, ‘우리보다 나았던 여기가 이러하고, 우리랑 비슷했던 저기가 저러하니, 이 정도면 되겠다’식의 엉터리 결산이 수년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 게임이 게임 산업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되며 불거진 문제다.

과거 PC패키지가 강세일 때만해도, 총결산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낳았지만, 온라인 플랫폼 하에서는 동시접속자수도 손익분기에 따른 정확한 매출액도 확인할 길이 전무하다. 대략 어느 정도일 것임을 유추할 뿐이며, 그 수치를 상당 부분 비켜갔을 때에도 확인할 길이 없다. 물론 외주업체가 게임 서버를 관리해주는 몇몇 온라인 게임사의 경우, IDC센터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은 있겠으나, 이 역시 게임사들의 업무를 대행하는 하청업체와 동일한 까닭에 올바른 답변을 해줄리 만무하다(이에 대한 관리 감독 및 검증 등의 사후 처리도 문제가 있다).

이제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거짓말을 의심하기도, 거짓을 말하기도, 진실인양 믿어주기도 이제는 지겹지 아니한가. 매번 동시접속자수를 늘리고, 매출을 늘리는(상장 게임사는 제외) 방식은 게임 산업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정녕 모르는 것일까. 이렇게 완성된 총결산 자료는 곧이어 2006년 전망까지도 엉터리 예견에 머물게 만들 것이 자명한 이치임을 잊어버린 것일까.

이뿐이 아니다. 마치 눈덩이 불어나듯, 거짓은 끝없는 오류와 오판을 낳을 것이고, 당장 이를 토대로 완성되는 대한민국 게임백서에도, 정부 예산 책정에도, 게임 업계 취업생들의 경쟁률에 이르기까지. 또다시 진실은 사라지고 거짓만이 연례행사처럼 게임 산업의 발목을 붙잡게 된다. 또 내년에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수조가 될 것이라는 내용들이 기사화될 것이다. 그런데 그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한번쯤 되묻고 싶다. 더불어 이제는 엉터리 거짓에 그만 속아줄 때도 되지 않았을까.

/홍성민 게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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