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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챗’ EAC 업데이트에 화난 마니아들 불매 운동 ‘맞불’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7.29 13:31
  • 수정 2022.07.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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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것만 같았던 마니아들의 에덴 동산 ‘VR챗’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때 아닌 불매 운동과 항의 시위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메타버스를 가득 메웠던 유저들은 이제 시위대가돼 항의 운동에 나서며, 자신들이 보유한 수단을 동원해 보이콧에 나선다. 마니아들이 함께 모여 웃고 떠들던 낙원이 단 며칠 만에 불타게 된 이유를 취재해 봤다.

사진 출처=VR챗 트위터
사진 출처=VR챗 트위터

VR챗 유저들은 지난 7월 25일 개발진들이 선보인 EAC업데이트에 반대 한다. EAC는 일종의 안티 치트 프로그램으로 게임상에서 허락하지 않는 불법 프로그램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즉, 메타버스상에서 동작하던 시스템 중 대다수가 차단당한 셈으로, 게임상 콘텐츠 대다수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안티 치트 프로그램 도입은 큰 문제가 없는 일이나, 커뮤니티형 비경쟁 게임에서 안티 치트 프로그램 도입은 곧 콘텐츠 감소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유저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일례로 청각 장애를 가진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화 모드 등과 같이 메타버스상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개발진들이 여럭을 쏟기 힘든 분야도 모드로 개발돼 있지만 이번 패치로 인해 불법 판청을 받으면서 차단당하기도 했다. 

별다른 패치를 하지 않았던 소위 바닐라 유저들에게도 이번 업데이트는 불편한 부분이 다수 있다. 패치 이후 존로딩 속도가 느려졌으며, 클라이언트가 불안정해 수시로 다운되는 현상이 발견 됐다. 한 유저는 게임을 플레이 하다 말고 팔을 움직였을 뿐인데도 EAC에 의해 차단당했다고 호소키도 한다. 

이처럼 불편을 겪은 유저들이 단체로 모여 들어 개발사를 향해 항의하기 시작했다.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달리던 게임 평점은 최근 1주일 사이 유저들이 별점을 바꿔 압도적으로 부정적인 의견들로 전환됐다. 1주일 동안 약 2만 7천명이 평가를 변경했고 만족도는 불과 14%에 지나지 않는다. 동시에 트위터 등을 통해 #boycottvrc 해시 태그를 달고 보이콧 운동에 나서기도 한다.

사진 출처= 트위터 @NaNaaaoto
사진 출처= 트위터 @NaNaaaoto

게임 내 동시접속자수도 크게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일 최대 동시접속자수 3만 명에서 4만 명을 기록하던 게임은 패치 이후 2만 명을 오르내리는 추세다. 점점 하락폭이 커지면서 유저들의 이탈이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 여기에 기존 VR챗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유튜버와 스트리머 등이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면서 소재를 바꾸는 등 강경한 대응이 이어진다. 

반대로 이번 패치를 환영하는 유저들도 있다. 한 VR챗 유저는 "현재 차단 당한 시스템들은 모두 외부 클라이언트를 활용해 불법 개변조한 툴이 대다수로 성인 모드를 비롯 입에 담기 힘든 모드들이 대거 차단당했다. 특히 외부 불법 개조 프로그램을 유료로 구매하고, 이를 활용해 패트리온에서 구독 모델로 장사를 하던 사람들과 이를 구매하던 사람들이 차단당하면서 반발이 거센 현상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불법 클라이언트 변조를 통한 순기능도 분명히 있지만 그보다는 수위가 높거나 일반적인 범주에서 납득하기 힘든 방식을 강요하면서 게임을 즐기고, 자유라고 칭하는 이들을 차단하고 정화하는 행동은 진작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사진 출처=스팀차트
사진 출처=스팀차트

역효과가 심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사가 패치를 강행하는 이유는 보안 문제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저들이 편의상으로 쓰는 프로그램 외에도 온갖 해킹 프로그램과 정보 유출 프로그램들이 설치되면서 버그를 유발하면서 대응이 어려워 졌다고 관계는 설명했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일단 강경책으로 수습을 하고 그 이후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해석 된다. 실제로 개발팀은 7월 27일 공지사항을 통해 유저들의 불편함을 인지하고 있으며,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소들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렇다고 해서 EAC가 해제된다는 뜻은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저들은 지금 당장 불편함을 겪고 있는 단계에서 이를 감수하라는 요청이 달갑지는 않은 상황이다. 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마땅한 합의점은 도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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