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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디지몬 서바이브’, 충분히 매력적인 서스펜스 어드벤처 그러나 …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2.08.0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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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디지몬 서바이브’가 지난 7월 28일 정식 출시됐다. 지난 2017년 출시된 ‘디지몬 스토리 사이버 슬루스: 해커스 메모리’ 이후 무려 5년 만에 출시된 ‘디지몬’ IP 기반 게임 최신작. 연이어지는 개발 지연 소식에 팬들에게 우려를 안기기도 했던 ‘디지몬 서바이브’는 우여곡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니크한 매력을 갖추며 IP 팬들에게 만족감을 안기는 모습이다.
기존의 ‘디지몬’ 게임 시리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강도 높은 스토리와 함께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로의 변신을 꾀한 ‘디지몬 서바이브’, 어드벤처 장르이자 SRPG로 돌아온 게임을 면밀하게 살펴봤다.
 

▲ ‘디지몬 서바이브’
▲ ‘디지몬 서바이브’

※ 본 리뷰에서는 게임의 핵심인 복수의 엔딩까지의 상세한 내용은 다루고 있지 않으나, 이외 게임 속 핵심 설정 및 스토리 일부, 주요 콘텐츠 정보 전반 및 스포일러가 포함된 이미지 등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리뷰를 읽기에 앞서 게임을 접하지 못했던 이용자 분들은 이점 유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0대 소년·소녀의 이세계 잔혹사, 탄탄한 서스펜스를 그리다
‘디지몬 서바이브’는 게임 ‘디지몬’ 시리즈 가운데에서는 별개의 이야기를 그리는 외전작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그런 만큼 게임 속 주요 설정 또한 이전작들과 다른 새로운 가능성 혹은 줄기를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게임 내 스토리에서도 매우 잘 드러나고 있다. 작중 ‘디지몬’이라는 표현이 쓰이는 일은 극도로 제한돼 있으며, 이야기 전반에서는 짐승, 괴물 등 평범한 인간이 처음 괴생명체를 마주했을 경우 쓰일법한 표현으로 이들을 칭한다. 디지몬 자신들 역시 지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각각이 어떤 존재인지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 게임 플레이 내내 위협적인 디지몬은 물론, 파트너 디지몬에게도 짐승, 괴물 등이라 표현하는 주인공 일행을 마주하게 된다
▲ 게임 플레이 내내 위협적인 디지몬은 물론, 파트너 디지몬에게도 짐승, 괴물 등이라 표현하는 주인공 일행을 마주하게 된다
▲ 작중 주역 디지몬들의 성격은 인간 만큼이나 개성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음이 표현된다
▲ 작중 주역 디지몬들의 성격은 인간 만큼이나 개성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음이 표현된다

이는 ‘디지몬 서바이브’를 플레이함에 있어 가장 먼저 인지해야 하는 설정이다. 해당 설정 하나만으로 기존 여타 작품들을 통해 접했던 ‘디지몬과 아이들의 모험’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해당 설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우리가 알던 ‘디지몬’과는 결이 다른 전개를 선사한다. 우정과 강한 마음을 통한 역경 극복이라는 대주제는 유지하고 있으나, 그 기저에는 미증유의 위협을 향한 공포, 평범한 10대가 겪기에는 너무도 가혹한 위협 등이 철저하게 유지되는 방식이다.
 

▲ 초회자 플레이의 경우 스토리 초반부터 충격적인 전개를 부여, 작중 분위기를 확실하게 이용자들에게 각인시킨다
▲ 초회자 플레이의 경우 스토리 초반부터 충격적인 전개를 부여, 작중 분위기를 확실하게 이용자들에게 각인시킨다
▲ 게임을 접한 이용자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씬으로 꼽히는 장면이 바로 슈지의 최후를 그리는 장면이다
▲ 게임을 접한 이용자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씬으로 꼽히는 장면이 바로 슈지의 최후를 그리는 장면이다

특히, 초회차 플레이 시점 반드시 겪게 되는 등장인물 류, 슈지의 죽음은 ‘디지몬 서바이브’의 이야기가 어떠한 내용인지를 이용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시켜주는 역할이라고도 볼 수 있다.
허무한 죽음과 충격적인 전개의 연속은 텍스트 어드벤처 기반 게임에서는 관련 유명 시리즈가 다수 존재할 만큼 단골 소재에 속한다. 이러한 방식을 ‘디지몬’이 택했다는 점에서 ‘디지몬 서바이브’는 남다른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 게임은 단순히 자극적인 전개만으로 가득한 것이 아닌, 충실히 '디지몬'이라는 IP의 정체성을 그리는 서사를 표현하고 있다
▲ 게임은 단순히 자극적인 전개만으로 가득한 것이 아닌, 충실히 '디지몬'이라는 IP의 정체성을 그리는 서사를 표현하고 있다
▲ 이야기의 끝맺음에 도달할 시점 처음으로 기존 '디지몬' IP 팬층에게 익숙한 단어가 등장한다
▲ 이야기의 끝맺음에 도달할 시점 처음으로 기존 '디지몬' IP 팬층에게 익숙한 단어가 등장한다

‘디지몬 서바이브’가 선사하는 서사는 단순히 자극적인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그칠 완성도는 아니다. 작중 이야기의 흐름은 서스펜스를 적재적소에 부여하며 이용자들의 흥미를 이끄는 한편, 하나의 단편으로서 깔끔하게 맺어지는 완성도 높은 전개와 함께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몬’ IP의 다양한 작품들이 다소 어두운 전개를 여러 차례 채용했던 만큼, 이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디지몬 서바이브’의 전개 역시 시리즈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게임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친절하고 완성도 높은 텍스트 어드벤처, 아쉬움 남는 전투 파트
이야기가 아닌 게임 플레이로서 ‘디지몬 서바이브’는 텍스트 어드벤처 및 디지몬 수집 및 육성이 가미된 SRPG 장르를 함께 채용하고 있다. 이야기에 큰 비중을 둔 타이틀로서 텍스트 어드벤처 구축에 큰 공을 들인 한편, SRPG를 통해 ‘디지몬’ IP 게임의 기존 정체성을 함께하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구조다.
 

▲ 어드벤처 파트는 선택지에 의한 전개 변화라는 교과서적인 구성을 취했다
▲ 어드벤처 파트는 선택지에 의한 전개 변화라는 교과서적인 구성을 취했다
▲ 선택지는 게임 내 곳곳에 등장하며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한편, 시스템적인 요소로도 이야기의 흐름을 좌우한다
▲ 선택지는 게임 내 곳곳에 등장하며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한편, 시스템적인 요소로도 이야기의 흐름을 좌우한다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라는 점에서 ‘디지몬 서바이브’는 교과서와도 같은 구성을 취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쓰이는 각종 연출, 음악, 수많은 선택지와 스크립트 등 탄탄한 내실을 다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게임 내 어떠한 선택지에 놓이는 순간에도 세이브/로드를 지원하고 있어, 선택에 따른 결과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매우 친절한 구성을 취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텍스트 어드벤처로서 ‘디지몬 서바이브’의 완성도는 뛰어난 편에 속한다. 다양한 등장인물들과의 대화 파트에서도 대화 경과에 따라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의 종류가 순간순간 변화하는 등 이야기의 생동감을 더하기 위한 노력을 다수 기울였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 SRPG 파트의 겉모습은 분명 평균적인 기대치를 가지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 SRPG 파트의 겉모습은 분명 평균적인 기대치를 가지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 캐릭터 육성 역시 다양한 능력치 설계, 장비 등을 채용하며 완성도를 갖추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 캐릭터 육성 역시 다양한 능력치 설계, 장비 등을 채용하며 완성도를 갖추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SRPG 장르를 택한 전투 파트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게임은 턴제 전략 RPG로서 캐릭터 방향, 고저차, 속성 상성에 따른 대미지 계산식, 다양한 스킬 효과 등 갖춰야 하는 전략적인 선택지는 대거 갖추고 있으나, 전투의 게임 내 역할 및 완성도 자체가 단순히 ‘디지몬’이기에 필요하니까 구성했다는 인상을 감출 수가 없다.
레벨링은 반복 프리 배틀을 통해 너무도 손쉽게 이뤄지며, 전략적 선택지는 그러한 레벨링과 함께 매우 손쉽게 무너진다. 아울러, 디지몬 하나당 보유한 스킬은 패시브 및 액티브 스킬 1종씩만을 지니고 있어 각각의 개성을 표현하기에도 부족한 모습이다.
 

▲ 다양한 이유로 인해 부족함을 드러내는 전투 파트는 결국 이야기 연출을 위한 많은 장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들게끔 한다
▲ 다양한 이유로 인해 부족함을 드러내는 전투 파트는 결국 이야기 연출을 위한 많은 장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생각마저 들게끔 한다
▲ 선호하는 디지몬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는 분명 갖추고 있지만, 그마저도 제한된 분량이 발목을 잡는다
▲ 선호하는 디지몬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는 분명 갖추고 있지만, 그마저도 제한된 분량이 발목을 잡는다

장비 아이템을 통해 최대 2개의 액티브 스킬을 추가할 수는 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는 결국 지루한 전투를 강한 기술로 손쉽게 풀어내기 위한 장치의 일종으로 전락하게 된다. 등장 디지몬의 종류 또한 적은 편이라는 점 또한 일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개발진 차원에서도 이러한 낮은 전투의 비중을 인지하고 있다는 인상도 받을 수 있다. 게임 내에서는 전투 별 난이도 선택, 자동전투 등 기능을 게임의 시작부터 지원하고 있다. 어드벤처 파트만을 원한다면 모든 전투를 이지 모드/자동전투로 설정해도 클리어에 무리는 없는 편이다.
 

실험적 시도 성공적, 다음 이야기에 더 큰 기대를
종합적으로 ‘디지몬 서바이브’를 평가하자면, 훌륭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텍스트 어드벤처를 제공하는 게임임과 동시에, ‘디지몬 트레이너’로서의 흥미진진한 전투 및 모험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당혹감을 안겨줄 수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리고자 한다.
아울러 게임 내 콘텐츠 및 시스템 구성 등이 모두 텍스트 어드벤처로서의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가리키고 있는 만큼, ‘디지몬’ IP 게임의 실험적 시도라는 측면에서는 찬사를 받기에 충분한 게임이라는 점 역시 함께 평하고 싶다.
물론, 게임 내 비중의 강도를 떠나 SRPG를 함께 택한 게임이라는 점에서의 실망감은 감출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디지몬 서바이브’의 시리즈화 가능성 및 향후 텍스트 어드벤처+SRPG ‘디지몬’이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여부는 현재 알 수 없다. 만약 관련 신작이 향후 다시금 나오게 된다면, SRPG 파트로서도 ‘디지몬’ 게임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구현한 ‘완전한 게임’으로서 팬들을 찾아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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