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게임과 재미

  • 정리=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08.08 11:37
  • 수정 2022.08.08 11:3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정의가 없다. 게임이 놀이의 한 유형으로 보면,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에서 ‘요한 하위징아’는 놀이의 정의를 ‘특정 시간과 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자발적 행동 혹은 몰입 행위’라고 했다. 또 다른 정의로 “놀이와 인간”에서 ‘로제 카이와’는 “자유롭고, 분리된, 확정되어 있지 않으며, 비생산적이고, 규칙이 있으며, 허구적인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시드 마이어’는 게임을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으로 정의했으며, 그 외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다수가 동의하는 명확한 정의는 아직 없다.

우리가 게임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다양한 요소 중에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재미’이다. 그러나 수많은 게임의 정의에서 재미는 찾아보기 어렵다. 게임을 디자인하면서 모든 디자이너는 게이머에게 어떻게 재미를 줄 것인지 고민한다. 그 결과가 틀린 디자인일 수는 있지만, 게이머의 재미를 고려하지 않는 디자이너는 없다.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에 재미가 없다면, 게임과 재미의 관계는 무엇일까? 

앞서 이야기한 다양한 정의에서 보듯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행위를 의미하고, 행위는 과정이다. 그러나 재미는 게이머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 상태가 과정에서 올 수도 있고, 결과에서 올 수도 있다. 따라서 게임이 가진 재미는 게이머의 주관적인 상태이며, 재미가 없어도 게임은 성립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재미는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과정에서 올 수도 있고, 결과에서 올 수도 있다.

대부분 디자이너가 게임을 디자인할 때 재미요소를 과정과 결과에 나누어 배치한다. 그러나 가끔 극단적인 결과 중심의 재미로 게임 디자인을 할 때가 있다. 대표적인 장르가 방치형 장르이다. 이런 방치형 장르에서 게이머가 과정에 개입하는 요소는 극히 적다. 게이머가 좋은 결과를 위해 다양한 상태값을 조정하거나 좋은 상태값을 가지기 위하여 획득한 재화를 분배하는 것에 집중하고, 주어진 결과값이 자신의 의도와 맞았을 때 재미를 느끼도록 디자인되어있다.

가끔 방치형 게임들을 비난하는 디자이너나 게이머를 본다. 게이머가 과정에 참여하지 않고 관찰만 하는 것은 게임이 아니라는 형식의 비난이다. 그들은 과정을 통해 주어지는 재미가 없는 게임의 디자인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재미가 게임을 정의하지 않고, 과정에서의 참여가 게임을 의미하지 않는다. 때로는 게임이 아니지만 9시 뉴스가 재미있을 수도 있고, 내가 참여하지 않아도 게임 리그 방송이 재미있듯이 방치형 게임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재미가 없어도 게임이 아닌 것은 아니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