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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빅데이터와 획일화

  • 정리=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08.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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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4차 산업 혁명’, ‘메타버스’ 등의 새로운 기술 트렌드가 주목받으면서 많은 신기술이 언급됐다.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이 주목받았다. 그 중 빠지지 않는 기술이 빅데이터 기술이다.

빅데이터와 관련된 많은 세부 기술들이 있지만, 이 기술들의 핵심은 미래 예측과 미래 제시에 있다.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의 결과를 추정하거나, 개인 혹은 집단에 필요한 것을 제시하는 데 빅데이터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빅데이터 기술의 문제점으로 획일화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측된 미래 혹은 제시된 미래가 반대로 예측된 미래로 세상을 끌고 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제시된 최신 유행은 그 유행을 강화하고,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추천된 제품은 사용자의 취향을 고착시키는 영향을 준다. 

진화론에 따르면 생태계가 고도화돼 안정되기 시작하면 종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공룡이 멸종하기 전에도 종의 다양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종의 다양성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생태계가 그만큼 변화에 취약해진다는 의미와도 같다. 하나의 외부 충격에도 종이 멸종할 수 있다. 그럴 때 큰 변혁이 오고, 생태계는 파괴되어 다시 다양성을 갖춘 형태로 재구축된다. 그리고 고도화 과정은 반복된다.

현재의 빅데이터를 통해 제시된 미래 예측이나 제시는 유행이나 개인 취향의 다양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개인이 가지는 선택의 고민을 사회적 평균이나 기존 취향으로 고착시켜 획일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문제는 게임산업에서도 나타난다. 최신 트렌드나 게이머의 이용 패턴 분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게임의 장르나 추천 게임이 획일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유행했던 장르는 계속 유사 게임이 쏟아지고, 특정 장르를 반복 플레이한 게이머에게는 계속 유사 장르 게임만 추천된다. 

이런 산업적 획일화하는 외부 충격에 약하다. 외부 충격이 오기 전에 내부적인 변혁이 필요하다. 종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져야 하며, 새로운 장르 혹은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도전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콘솔 게임과 스팀용 게임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국내 게임산업이 멸종된 공룡이 겪은 길을 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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