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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 컬럼(8회)] 개발자와 경영자 간의 괴리(乖離) Ⅵ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4.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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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업계를 대표하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 개발자와 경영자의 관계, 그것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에 대해 살펴 보았다. 전편에서 주지한대로 개발자는 노동자이고, 경영자는 사용자인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예술이네, 크리에이티브네 뭐네 해서 아무리 게임업계를 포장하려 애써도 결국은 돈을 주고 고용해서 사람을 쓰고, 고용된 사람은 돈을 받고 시키는 대로 일하는데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이미 한국의 게임업계는 크리에이티브와는 담 쌓은 시장이 돼 버리고 말았다. 어떻게든 현질과 연결시키고 미국과 일본 게임을 열심히 베껴 만들지 않으면 시장에 먹히지 않는 풍토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간간히 새로운 시도라고 나오는 게임들이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는 것은 그 게임이 단지 새롭기 때문이 아니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말하면 한국 게임개발업계의 풍토는 십여 년에 걸쳐서 크리에이티브하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이 말은 개발자가 오타쿠스러워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경영자가 게임을 잘 알아서 게임 기업답게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개발자가 개발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자가 경영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많은 기업들이 유지되고 사라져 갔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어떻게든 높은 연봉에 회사를 이직하며 적당히 게임 만들 생각에 꽉 차 있고, 경영자들은 어떻게든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까지만 만들어 웹진에 스크린샷 띄우고 한탕하려는 생각에 가득 차있다.
한국 게임시장이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발 기술의 문제나 기획력의 부재보다는 오히려 개발자와 경영자의 관계 정립을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는 프로의 자세에 입각해 정정당당히 자신의 몸값을 요구하되 경영자의 관리 영역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해야 하며 경영자는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재원 내에서 인력을 뽑고 기간 설정을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더 이상 1990년대와 같이 요행을 바라고 한탕을 노려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한국게임개발업계의 전진(前進)을 위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에서 모두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희망한다.
※ 외부 기고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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