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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돌컴의 거칠 컬럼(15회)] 수영장에서 느낀 사교의 중요성

  • 경향게임스 khgames@kyunghyang.com
  • 입력 2007.06.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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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를 은퇴한다고 한 것이 작년 말인데 벌써 반년 가까이 지나 버렸다. 회사를 그만두고 2~3개월 동안은 프리랜서로서 어떻게 일거리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해 재정난에 허덕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름 프리랜서로서의 입지도 많이 형성돼 여유도 생기고, 최근에는 잃었던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수영장에도 다니고 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하는 일이 수월하게 풀릴 때 보다는 안 풀릴 때가 더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잠도 오지 않고, 매사에 짜증이 나고 머릿속에 생각도 정리가 안 되기 때문에 일의 능률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이럴 때는 만사 제쳐 놓고 수영장을 가곤 하는 것이다.

수영장이라는 곳에도 술 모임이 있다. 강사가 나서서 만드는 그 술자리라는 데서 서로 명함을 교환하고 2차, 3차까지 가게 된다. 수영장을 새벽반으로 다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명함을 받아 보니 그 휘광(輝光)이 대단했다. J그룹 비서실장부터 S그룹 기획실 대리, 상장회사 사장 등 나 같은 허접 떼기 프리랜서는 끼지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끼어 봐야 그에 걸 맞는 모양도 안 나오고 돈도 없다).

처음에는 수수한 곳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2차, 3차를 룸으로 가게 되는데 역시 큰 회사에 있는 분들이 솔선수범해서 돈을 낸다. 은근히 부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얻어먹는 위치에 있는 자로서의 역할은 다한다. 돈도 못 내니 주로 재롱을 떨어야 하는 것이다.

아무튼 그런 곳도 인맥 공유의 장으로 이용된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술이 들어갈 때까지 들어가고 나면 3차 이후에 은밀한 장소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평소 찜해 놓은 여자와 남자는 더 가까워진다. 명함 교환하면서 왠지 저놈 나에게 뭔가 도움이 될 듯하다는 생각이 들면, 비즈니스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역시 가까워진다. 공공연한 실내 수영장이 이 정도면 그 위에 있는 연간 몇 백만 원짜리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강조하고 싶었던 요점은 이렇다.
1. 높은 자리나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부지런히 움직인다. 일 뿐만 아니라 자기 주위의 모든 것을 챙긴다.
2. 의미 없는 시간은 갖지 않는다. 여가도 언제나 사업에 연관시킨다(연애사업도 포함).
게임 개발을 하는 것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일진대, 가끔은 사교의 의미라던가 인간관계의 장에 대해 고찰(考察)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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