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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사이 #25] 까이에 뒤 시네마

  • 경향게임스 webmaster@khgames.co.kr
  • 입력 2008.01.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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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내가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고민을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라고 불리우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요즘은 굳이 '정보의 홍수' 라는 표현을 쓰지 않지만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약 10 여년 전 무렵에는 어딜가나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그사이 사람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다재다능한 컴퓨터와 넘쳐나는 매체물들로 둘러싸인 삶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을 사려면 쇼핑센터를 가야했던 시절,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가야만 했던 시절은 예전 일이란 말씀이다.


넘쳐나는 매체물들로 당혹스러운 적도 있다. 어느 순간 지하철 역 입구에서 조.석간으로 뿌리기 시작하더니만 요즘은 무료로 주간잡지까지도 나눠주고 있다. 무료라고 해서 결코 대충 만든 것들도 아니다. 그렇다보니 단돈 천 원짜리 주간지마저 돈 아까운 생각이 들어 영영 이별하는 게 아닐까라는 못된 생각마저 들게 된다. 그만큼 주위에 널린 게 정보요, 흔해빠진 게 되어버렸다는 뜻이다.


종이 값이라도 건지고 있는 건지, 피 같은 기사를 콸콸 쏟아내는 기자들 월급은 제때 주고 있는 건지... 걱정을 떠나서 이런 풍토, 과연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영화 탄생의 시초가 됐던 나라 프랑스에는 '까이에 뒤 시네마'라는 영화잡지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이 영화잡지는 40~50년대 헐리우드 영화가 상업적으로 한 판 크게 벌이고 있던 시절에도 깊이 있는 통찰과 신선한 비평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을 정도로 자국의 영화 사랑을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는 그들의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서 나왔을 것이다. 그만큼 앞으로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권위 있는 저널이 된다 는 것,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어머 넌 xxx도 안보니~"(예를 들면 타임스?)라고 한껏 자랑할 수 있는 당당함마저 국민들에게 심어줄 것이다. 그런 길을 가기 위해서 참된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혜안은 필수이다.


여러 가지 많은 매체물 속에서 진짜 귀한 것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영화는 많아도 볼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은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일 이 때, 객관성 없는 정보를 얻게 된다면 내 평생 걸작이 될 만한 작품도 놓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끊임없이 신작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개봉 시기가 지나면 어느새 잠잠해져 소리 없이 잊혀지기 일쑤다.


다시 찾는다 해도 왠지 모르게 흥행성적 따지게 되고, 한물 간 느낌마저 받을 수 있다. 다수의 의견도 중요하겠지만 소수만을 위한 정보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정말 필요하면서도 열린 정보가 절실하다. 무엇이든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게 되고 소중히 여기기가 쉽지 않다. 공짜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공짜의 현혹으로 눈이 편한 것만을 좇게 된다면 결국 너도 나도 아무 발전 없이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음식도 질을 따지는 요즘, 지식은 최고급을 주문해야 할 게 아닌가. 우리도 '까이에 뒤 시네마'같은 저널이 하루 빨리 생겨, 넘쳐나는 정보들을 잘 선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유기고가 손소형 씨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 시대 진정한 로맨티스트. 사람에 대한 찬사와 영화에 대한 고찰,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분해, 지인들 사이에서는 이 분야 지식인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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