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진의 거칠컬럼 / 44회> 기획자가 프로그래밍 언어 꼭 알아야 되나(上)
<이우진의 거칠컬럼 / 44회> 기획자가 프로그래밍 언어 꼭 알아야 되나(上)
  • 경향게임스
  • 승인 2008.02.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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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서 기획자와 경영자, 마케터의 장벽을 넘나들며 일한 것이 어언 17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끔 책상머리에 앉아서 과연 게임 기획자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 생각해 본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업계에 입문한 초기에는 반드시 기획자가 프로그래밍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발상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래머들을 만나다 보니 프로그래머들이 기획자의 프로그래밍 지식에 대해 고려하는 것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의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A: 다 알 필요는 없지만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면 된다.
B: 기획자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 얼마나 하나, 혼자서 게임을 만드는 시대는 갔다.
절반은 기획자가 프로그래밍을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프로그래머와 대화가 가능한 수준을 요구했다. 그런데 여기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은 전문 용어의 뜻과 의미만 알아도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기획자가 아니라 경영자, 심지어 사장이라도 관련 서적을 몇 달만 독파하면 이를 수 있는 수준이다. 결국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이 기획자의 프로그래밍 실력을 독소적인 부분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여기서 또 아이러니 한 것이 기획자로서 십여 년 이상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알고 싶지 않아도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쌓여 간다. 그렇게 기획자가 프로그래밍 관련 지식을 습득한다고해서 개발이 매우 편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쌓이면서 프로그래머와 얘기할 때 조금 더 편해지는 것은 있지만, 그런 프로그래밍 지식 때문에 처음 기획을 할 때 ‘이건 하드웨어적인 이런 문제 때문에 안 되지 않을까?’, ‘시나리오를 이렇게 하면 프로그래밍 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는 복잡한 생각에 휘말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게임이 재미없어지기 쉽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은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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