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중반룡의 게임애가] 투자 시장에서 기업은 상품이다

  • 정리=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10.13 07:4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2분기부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금액이 소폭 감소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벤처기업의 겨울이 왔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나, 벤처 투자의 특성상 2분기 투자의 상당수는 1분기부터 진행되던 투자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 시장 분위가 나빠진 것이 체감된 시점이 2분기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3분기의 투자 규모는 더 감소했을 것이다. 당장 필자가 근무하는 투자사의 투자 규모가 작년 가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투자 상담 미팅을 하면, 대부분 대표가 자신이 만들고 있는 제품이나 콘텐츠는 상품으로 인지한다. 제품의 가치를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분석하고, 자신의 제품이 다른 제품과 비교하여 가지는 경쟁 우위, 기술 진입 장벽, 차별 요소 등을 강조한다. 소비자가 매력을 느낄 요소를 제시하고, 수요를 예측하며, 공급자로서의 강점을 이야기한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경우 대표가 기업이 투자 시장에서 상품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투자 시장은 기업을 하나의 상품으로 평가하고, 투자를 한다는 것이 기업의 지분을 구매하는 행위이다.

기업이 하나의 상품이라면, 투자 유치 활동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같다. 다른 기업과 비교하여 경영관리나 재무관리에서 어떤 장점이 있는지, 가격 즉 기업 가치에서 어떤 매력이 있고, 기업 가치가 높아진 이후 판매할 전략은 무엇인지 등 기업을 상품으로 접근하여 제안하는 투자 제안이 필요하다. 이를 게임 제작사로 바꿔서 이야기하면, 제작하는 게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제작사에 대한 설명과 매력 요소, 차별 요소도 자세하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 제안에서 이런 부분은 자세하지 않거나, 아예 없다.

앞서 투자 규모가 절반 정도라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필자의 회사로 쉽게 일반화하기는 어려우나, 필자 주변의 다른 투자사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가 줄었다. 이는 기업이라는 상품을 소비할 수요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이야기이다. 수요가 줄면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작년까지 수요가 증가하여 가격이 오를 때는 당연하게 여기던 많은 벤처기업 대표들이 수요가 감소하여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본다. 받아들이는 것은 대표의 선택이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회사의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내년도 벤처기업 투자를 위한 정부 예산이 20% 정도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투자를 위한 정부의 예산도 줄어들고, 민간 기업이나 금융 기관의 예산도 줄어들고 있다. 당연히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투자 수요가 많을 때는 기업의 제품이 매력적이면 투자가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다. 제품만 더 좋아지면 기업 가치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러나 현재는 미래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럴 때 투자는 극히 신중하게 변한다. 지금은 투자 유치를 위해서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며, 기업을 상품으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원래 수요가 적을 때는 판매가 어려운 법이다. 많은 게임 제작사 이번 투자 겨울을 잘 넘기를 희망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은 반드시 온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