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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 사이 (#38)] 꿈의 공장, 발리우드(Bollywood)

  • 경향게임스 webmaster@khgames.co.kr
  • 입력 2008.04.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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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아성을 뛰어넘을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발리우드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인도 영화의 중심으로, 이미 영어사전에도 정식 단어로 등재된 발리우드(현재는 뭄바이라고 하지만 봄베이를 할리우드에 빗대 봄베이의 이니셜과 합성해 ‘Bollywood’라 부르고 있다)다. 이곳에서 제작되는 영화들은 주로 흥행을 위한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영화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도 발리우드만의 영화적 특색과 화법은 세계 영화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세계 영화 시장을 주름잡고 다니던 80년대 이후에도 발리우드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전 세계 흥행시장을 주도하던 할리우드판 영화가 발리우드에 들어와서는 본전도 건지기 힘든 장사를 하고 돌아간 것이 태반이었다.
인도에서 영화산업의 규모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양적인 면에서 할리우드의 두 배를 제작하는 세계 최대의 영화생산국이며, 1971년 이후 줄곧 세계영화 생산 대국으로 인도 전역의 1만 3천여 개의 극장에서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만도 60만에 다다르며, 제작비 또한 어마어마하다. 흥행면에서도 성공하는 작품들이 많아 인도내에서의 영화사랑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인도는 왜 그렇게 영화에 열광하는 것일까. 인도의 영화는 인도인의 삶의 방식만큼이나 독특하다. 환상적이고 다채로운 것이 주류를 이룬다. 판타지와 화려한 색상은 곧 인도의 문화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심각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을 좋아하고 비극적인 것보다는 희극적 요소를 좋아하는 인도인들의 삶과 문화를 인도 영화는 그대로 담고 있다. 또한 신화와 전설을 소재로 한 그들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인도인과 정서적으로 가까워 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인도에서는 대도시외에 유흥공간이나 오락시설이 없어 축제가 아니면 영화만이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인도인들은 복잡하거나 심각한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편하게 즐기기 위한 가벼운 대중 영화를 선호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향신료를 섞어 넣은 것 같은 요란하고 자극적 요소가 뒤섞여 있다. 이런 ‘마살라’ 영화의 독특한 유형은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오래 전부터 그대로 유지돼 오고 있다. 특히 가난하고 낮은 신분의 인도인들에게 영화는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극중 영웅과 감정이입을 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인도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함에 따라 IT산업과 노동경쟁력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중국과 더불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유망한 세계시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여태껏 우리가 느껴왔던 막연한 타국의 이미지를 벗어버려야 하는 순간이다. 언어, 인종 그리고 종교가 다른 인도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함께 울고 웃게 만드는 인도영화는, 그리고 대중 예술은 우리 입맛에 길들여진 할리우드 영화뿐만 아니라 기존에 익숙해져 있던 여러 문화 콘텐츠들과 대항할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며, 자신들의 것들을 소중히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한 인도는 흔들림 없이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자유기고가 손소형 씨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 시대 진정한 로맨티스트. 사람에 대한 찬사와 영화에 대한 고찰,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분해, 지인들 사이에서는 이 분야 지식인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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