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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 신동윤 마케팅 이사] 게임 문화의 필요성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09.03.0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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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단 마케팅팀의 A과장이 난감한 표정으로 내게 처음 건넨 말은 “아니, 왜 저희랑 제휴를 하시려는겁니까” 였다. 4년 전의 일이고 그는 우리 회사 이름조차 잘 몰랐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그는 ‘문화면’이 아니라 ‘사회면’에서 게임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듣는 쪽이었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운영비를 전부 합친 것보다 많은 연매출을 가진 온라인게임기업이 여럿이고 기껏 3만짜리 관중석이 만원이 되어 감격할 때, 우리는 1년 365일 매일같이 10만명이 넘는 동시접속자와 씨름하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TV든 신문이든 하루도 빠짐없이 누가 홈런을 쳤고  순위가 어떻게 바꿔어가는지 자세히도 전한다. 만약 일년의 어느 하루라도 일간지 첫머리가 새로 업데이트된 극강의 레어아이템의 소식으로 채워진다면 홍보담당자는 특별보너스라도 받아야할텐데 말이다.



어제 벌어진 길드전의 결과로 일간지의 한면이 채워진 적이 있던가. e스포츠가 많은 것을 바꾸긴 했지만 이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물론 산업적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세대가 바뀌면서,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산업적 성공이 문화적 안착을 저절로 가져올 것이라는 낙관은 불길한 오만일 수 있다. 20년쯤 전에 F1레이싱의 한국개최를 꿈꾸던 사람을 안다. 그는 자동차 보급이 늘고 소득이 얼마가 되면 산업이 문화를 배태하는 법이라 했다. 튜닝카나 자동차경주 같은. 물론 많은 것이 변했지만 때마다 열리는 모터쇼나 인기스타가 된 레이싱걸이 그가 말했던 문화는 아니었다.


‘문화’는 고속성장 끝의 성장통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다. 문화는 산업의 자연스런 결과가 아니라 산업이 위기를 견디며 지속되기 위한 수단이고 전략일 필요가 있다. 다시금 새로운 성장동력을 준비할 동안의 거점도 된다. 그것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휠씬 시급하고 쉽게 말하는 것보다 더 치밀한 행동을 요구한다. 시간은 모든 것을 바꾸어놓지만 또 시간만으로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구나 변화가 내편이 되어줄지 장담할 수 있는 행운은 누구에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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