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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사이 (#84)] 영화라서 좋다! ‘왓치맨’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09.03.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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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10월부터 시작되는 일기. 어찌 보면 그것은 일기라기보다 사건 일지와 더 유사한지도 모르겠다. 영화 ‘왓치맨’은 노란색 바탕의 스마일 뱃지의 이미지와 1985년 10월 어느 날 벌어진 살인사건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러 명의 영웅들이 등장하고,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팩트 외에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접한다 하더라도 도입부에서 부터 이미 꽤나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여러 명의 영웅 가운데서도 가장 반사회적인 캐릭터인 로어셰크는 한 밤중에 일어난 같은 무리의 영웅, 코미디언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법적으로 활동을 제약당한 채 사회속에 조용히 숨어 지내는 동료들과 조우하며 점차 범죄의 실마리를 풀어가게 된다.


배경은 1980년대고 닉슨 대통령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데다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를 둘러싸고 대치상태인 살벌한 시기지만, 활동을 금지당한 채 퇴물이 되어버린 영웅들은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그 중 불멸의 존재이면서 가장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닥터 맨해튼만이 그가 가진 막강한 능력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핵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을 제약당하지 않는 유일한 영웅이다.


이러한 배경을 둘러싸고 전쟁보다 더 크나큰 음모가 서서히 밝혀지며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결말이 밝혀지게 된다.


지금까지의 히어로 물에서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는 없고, 히어로는 단 한명이라는 공식이 성립했다면 ‘왓치맨’은 주·조연급 악당은 없고 대 여섯 되는 영웅들이 한꺼번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여느 히어로 물들과 차별화된다.


다른 영화에서 익히 보아온 영웅들의 호화로운 잔치와는 달리, 만화가 가진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에 영화의 배경과 분위기가 살아 숨쉬는 ‘왓치맨’은 원작이 어찌됐든 한 편의 영화로써 충분히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전작‘300’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번에도 만화의 한 컷과 영화의 한 장면을 매우 유사하게 연출했다. 영화라서 꼭 현실감이 넘쳐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의 그러한 연출을 좋아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그의 팬이 된 듯하다.


이런 현상은 잘 만들어진 게임을 접하면 그 게임을 만든 기획자를 무조건 맹신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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