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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사이 (#85)] 한물간 프로 레슬러, ‘다시 날다’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09.03.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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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하면 어떤 느낌이 떠오를까. 비인기 종목, 무식함, 힘 자랑 등 레슬링이란 스포츠 종목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늘 부정적인 것이었다. 한 때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적도 있었다.


그저 ‘레슬링’이라는 단어만 아는데도 남자아이들이 흉내 내는 헐크호간이니 워리어란 이름은 낯설지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케이원이니 프라이드 등의 이종격투기가 유행하게 되고 자연스레 레슬링은 한물 간 유행처럼 비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런 설움에도 불구하고 벌써 열 번째 시리즈로 출시된 게임 ‘WWE 스맥다운 VS 로우’는 레슬링이 유행을 하던 안하던 꿋꿋하게 발매되며 올드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선수들 각자 독특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으며, 드라마가 가미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프로레슬링은 오락적 요소와 화려한 기술 등이 첨가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게돼 게임으로 만들어지기에 충분한 동기부여를 한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추억의 종목을 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스포츠 종목은 오락성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게임화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영화도 이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종목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권투를 소재로 한 ‘록키’나 ‘소림축구’, 그 밖에도 야구와 미식축구 등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인기종목이 아닌, 어찌 보면 비주류에 속하는 레슬링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가 최근 등장했다.


‘더 레슬러’는 레슬링이란 스포츠가 걸어온 길을 보여주는 듯한 영화다. 물론 미키루크라는 배우가 살아온 굴곡 많은 인생과 비슷하다는 평이 있지만, 그 배우의 삶은 영화 속에서 프로레슬러로 그려진다.


이제는 쓸쓸하고 초라한 퇴물 레슬러가 된 주인공은 한 때 현란한 테크닉과 무대 매너로 80년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스타였다. 그렇게 20년이 지나 링 위의 삶이 고달파진 그는 식료품 점원으로 전혀 다른 삶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결국 너무도 명백하게 자신이 있어야 할 링으로 돌아가는 주인공을 보여주며 영화는 레슬링을 대하는 레슬러의 삶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만든다.


거칠고 무식해보였던 프로레슬링의 세계는 화려한 인기를 뒤로한 채 지금은 비인기 종목이 되었을 망정 그 정신만은 잃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까지도 레슬링을 추억하고 잊지 않게 만드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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