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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발전 vs 퇴보 ‘역대급 관심’ 속 재미는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2.11.24 17:59
  • 수정 2022.11.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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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포켓몬스터’ 시리즈 최신작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이 출시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24일 닌텐도는 출시 3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장을 넘어섰다는 기록을 발표하며 같은 기간 기준 자사 타이틀 판매 역사를 새로 썼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은 최근 판매량만큼이나 역사적인 타이틀일까. 아쉽게도 이에 한해서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전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오픈월드로 일신한 플레이 스타일, ‘보물찾기’ 키워드로 그린 스토리, 신규 콘텐츠 및 포켓몬 등이 전하는 재미는 충분한 만족도를 주지만, 이를 감싸는 게임 자체의 만듦새가 너무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의미로도, 부정적인 의미로도 ‘역대급’에 속하는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 게임의 전반을 살펴봤다.
 

시리즈 새로움 찾은 ‘보물찾기’, 성공적인 변화 시도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본가 시리즈 가운데 최초로 오픈월드 기반 RPG로 장르를 일신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전작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에서 선보였던 시리즈 최초의 협동 PvE 콘텐츠 ‘레이드배틀’의 계보를 연이어간 점도 특징이다.
요약하자면 지난 외전작인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에서 시도한 오픈월드 포켓몬스터 스타일과 본가 전작의 신규 콘텐츠를 함께 엮은 형태로, 어떤 의미로 보자면 진정 ‘새로운 포켓몬스터’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타이틀이라고도 볼 수 있다.
 

▲ 일부 콘텐츠 진행이 요구되기는 하나, 모든 라이드 기능을 개방한 이후 포켓몬스터표 오픈월드를 누비는 일은 생각보다 즐거운 경험에 해당한다
▲ 일부 콘텐츠 진행이 요구되기는 하나, 모든 라이드 기능을 개방한 이후 포켓몬스터표 오픈월드를 누비는 일은 생각보다 즐거운 경험에 해당한다
▲ 전작에 이어 등장한 테라 레이드배틀은 오픈월드의 밀도를 채워주는 것은 물론, 그 자체의 재미, 포켓몬 배틀 전략성 강화 등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 전작에 이어 등장한 테라 레이드배틀은 오픈월드의 밀도를 채워주는 것은 물론, 그 자체의 재미, 포켓몬 배틀 전략성 강화 등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러한 새로움을 향한 개발진의 시도는 분명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비선형적인 플레이와 레이드배틀의 조합은 자유로운 탐험과 새로운 포켓몬을 찾아 나서는 즐거움을 극대화해준다.
다만, 필드 및 콘텐츠 플레이에 자유도를 부여한 점과 달리 필드 및 체육관 관장 등의 레벨 디자인이 고정된 형태라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 콘셉트상 필드별 등장 몬스터, 레벨 고정의 경우 이해할 수 있으나, 핵심 콘텐츠인 체육관의 경우 이용자 성장 시점에 대응하는 레벨 디자인을 가져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 출시전 가장 비중이 적을 것 같던 비전 스파이스 루트에서는 어찌보면 포켓몬스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주제의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 출시전 가장 비중이 적을 것 같던 비전 스파이스 루트에서는 어찌보면 포켓몬스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주제의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 네모의 경우 역대 주인공 라이벌 포지션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배틀'에 광적이라는 독특한 성격의 캐릭터로 등장, 여러 의미로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지녔다
▲ 네모의 경우 역대 주인공 라이벌 포지션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배틀'에 광적이라는 독특한 성격의 캐릭터로 등장, 여러 의미로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지녔다

챔피언 그 너머의 이야기, 완성도 높은 스토리
게임의 세 가지 메인 스토리 전개는 각각이 지닌 뚜렷한 주제 의식과 매력적인 이야기로 만족도를 높여준다. 게임의 세 가지 큰 줄기는 포켓몬 챔피언으로 향하는 클래식한 전개, ‘악역 아닌 악역’으로 등장하는 스타단과의 대결, 역시나 전작의 요소 중 하나였던 ‘주인 포켓몬’ 콘셉트를 활용한 비전 스파이스를 향한 여정 등으로 구분된다.
각각은 라이벌, 친구, 가족이라는 저마다의 주제와 함께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선사하고 있으며, 저마다 서로 다른 형태로 나뉜 콘텐츠 디자인으로 엔딩까지의 여정을 꾸미고 있다.
 

▲ 스타단과의 대결에서는 악역이 없는 포켓몬스터라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이야기를 선사한다
▲ 스타단과의 대결에서는 악역이 없는 포켓몬스터라는 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이야기를 선사한다
▲ 전통의 포켓몬 챔피언을 향한 루트가 가장 스토리 비중이 적다는 점 역시 신작의 특징 중 하나다
▲ 전통의 포켓몬 챔피언을 향한 루트가 가장 스토리 비중이 적다는 점 역시 신작의 특징 중 하나다

특히, 단순히 악의 집단과의 대립과 최고의 포켓몬 트레이너를 향한다는 과거 콘셉트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배틀광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꾸며진 라이벌 네모, 본작 메인 스토리 전개의 중심에 서 있는 페퍼 등 각각 핵심 등장인물들의 매력 역시 게임에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오픈월드라는 장르 기준으로는 서브 스토리의 부재, 다소 제한적인 볼륨 등은 이용자 취향에 따라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요소다.
 

▲ 결말을 향하는 시점에도 이야기 전개는 만족스러운 퀄리티에 속한다
▲ 결말을 향하는 시점에도 이야기 전개는 만족스러운 퀄리티에 속한다
▲ 낮은 그래픽 퀄리티, 끼임 현상 등 시리즈 최신작의 민낯은 게임플레이 곳곳에서 손쉽게 확인해볼 수 있다
▲ 낮은 그래픽 퀄리티, 끼임 현상 등 시리즈 최신작의 민낯은 게임플레이 곳곳에서 손쉽게 확인해볼 수 있다

다양한 장점 덮는 하나의 큰 단점, 이해하기 어려운 완성도
앞서 저술한 바와 같이 ‘포켓몬스터 스칼렛·바이올렛’은 분명 다양한 장점과 충분한 재미를 갖춘 매력적인 게임이 분명하다는 평가다. 다만, 그 많은 장점을 모두 상쇄시키는 너무도 큰 단점이 게임을 호평할 수 없는 장벽으로 자리하고 있다. 바로 게임의 퍼포먼스 부문 완성도가 너무도 떨어진다는 점이다.
현재 게임은 데이 원 패치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프레임 드롭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의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해당 현상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며, 오야 호수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플레이 감각이 불쾌해질 만큼 프레임이 급도로 떨어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시야에서 멀어진 NPC의 움직임이 마치 로봇과 같이 뚝뚝 끊어지는 모습, 각종 오브젝트 충돌 및 각종 버그 등은 애교로 보이는 상황이다.
 

▲ 트레이너, 포켓몬과의 전투 시 필드는 분리되지 않는다. 의도한 연출일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가운데, 격렬한 전투 공간을 유유히 뚫고 지나가는 일반 시민의 모습은 헛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곤 한다
▲ 트레이너, 포켓몬과의 전투 시 필드는 분리되지 않는다. 의도한 연출일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가운데, 격렬한 전투 공간을 유유히 뚫고 지나가는 일반 시민의 모습은 헛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곤 한다
▲ 오브젝트 충돌로 인해 텅빈 상공에서 전투를 벌이는 포켓몬,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장면은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다
▲ 오브젝트 충돌로 인해 텅빈 상공에서 전투를 벌이는 포켓몬,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장면은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다

또한, 기기 사양을 고려한다 해도 현세대 기준으로 뒤떨어지는 그래픽 퀄리티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리즈 전통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직전작인 ‘포켓몬 레전드 아르세우스’와 비교해도 오히려 퇴보했다는 점 역시 이해해주기 어려운 요소 중 하나다.
물론,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이러한 크나큰 단점을 감수하고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고유의 매력을 갖췄으며, 단점이 이어진다 해도 시리즈를 져버리지 않을 팬들이 가득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는 바다. 다만, 하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부디 다음작에서 만큼은 팬들의 성원에 응하는 개발진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는 점이다.
 

▲ 한차례 최선의 완성도를 선보인 바 있는 만큼, 부디 다음작에서는 진정 진화한 포켓몬스터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래본다
▲ 한차례 최선의 완성도를 선보인 바 있는 만큼, 부디 다음작에서는 진정 진화한 포켓몬스터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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