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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포트리스’ 그래픽 버전 정식 출시 … 20년 고집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12.08 17:36
  • 수정 2022.12.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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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발자가 텍스트로 된 세상을 만든다. 이 곳에 자연을 만들고 생명을 만들고 삶을 그려 낸다. 정치와 종교 철학, 전투와 마법, 기괴한 생명체를 만든다.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인공지능들을 형성하고 시간이 흐르도록 만든다. 인류의 삶을 그리듯 가상의 세계를 게임에 담는다.

이어 그는 그 과정을 함축해 게임으로 만들어 낸다. 자동으로 세계가 형성되고 사람들이 생겨나는 과정을 만든다. 이제 이를 관리하는 솔루션을 수정해 게임화한다. 그렇게 ‘드워프 포트리스’가 탄생한다. 

‘드워프 포트리스’는 게임 역사상 가장 자유도가 높은 게임 중 하나다. 게임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 번 플레이가 다르고 매 번 세상이 다르다. 유저는 지상에서 지하 256층까지를 무대로 드워프 왕국을 건설하며 왕국내 문제와 외부 세력들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게된다. 

유저가 마주하는 문제는 모두 다르다. 때로는 번성한 드워프들끼리 서로 분열돼 각자 왕국을 만들면서 왕좌의 게임을 연상케하는 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친구들끼리 멱살잡고 싸우는 상황은 굉장히 잘풀린 케이스다. 초보자는 나무가 없어 불을 떼지 못해 얼어죽고, 돌을 캐지 못해 허덕이다가 죽고, 고블린 한마리를 잘못 건드렸다가 멸망한다. 이런 식으로 나열만 해도 책 몇권 쯤은 넉넉히 쓰고 남을 이야깃거리가 게임에 숨어 있다. 그렇게 각자 다른 세계가 지금도 여러 사람들의 컴퓨터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정밀한 시뮬레이터이자 하드코어 서바이벌게임, 생존 및 경영 게임. 때로는 전략 전술 시뮬레이터까지 수행할 수 있는 대작 게임이나 이 게임은 텍스트로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게임이다. 그도 그럴것이 게임 속 세상을 텍스트로만 표현했는데 최신 PC에서 자칫 버벅거리고 튕길 정도로 넓고 처리할 것이 많은 세계가 형성 된다. 각자 다른 생각을 하는 생명체 수천마리가 살아 숨쉬는 환경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게임에 그래픽을 입혀 PC게임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가 실제로 성공했다. 원작자가 참여하고 퍼블리셔들이 힘을 합쳤고, 여기에 다수 팬들이 펀딩을 통해 게임 개발을 지원했다. 

출시된 게임을 보는 유저들의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역시 게임은 출시되자마자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유저들의 성지 순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장르 팬들이 다수 있어 현재 축제 분위기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스팀 평가란을 인용해 보면 유저들은 게임 출시 이후 20년만에 마우스를 쓸 수 있게 됐으며, 새로운 UI는 유저들의 만족도를 충분히 얻을만한 요소다. 

이로 인해 난해한 인터페이스로 게임을 접하지 못했던 유저들이라면 지금 게임을 시작할만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들이 지배적이다.

다만,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유저들은 책 한권 분량에 가까운 튜토리얼과 세계 설정을 습득해야 하고, 다른 유저들의 운영기를 어느 정도 참조해야할 필요가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시작했다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세계의 멸망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대신 이 게임이 입맛에 맞는 유저들이라면 미래행 타임머신 탑승을 환영한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세월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될 것이다. 그 상태로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난다면 당신도 어느 순간 게임을 개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게임 기자가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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