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손소형의 게임과 영화 사이 (#102)]스포츠 게임의 흥행 법칙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09.08.24 09:4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가는 현상과 함께 그에 관한 영화가 최근 속속 개봉하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시초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이 작품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대박을 터뜨린 후 이때부터 슬슬 소외 스포츠 영화의 붐을 일으킬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말아톤’도 100퍼센트 스포츠 영화라고 할 순 없지만 소외 종목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수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스포츠 영화, 그것도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현상은 스포츠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스포츠가 가진 짜릿한 승부와 쾌감보다는 그를 위해 울고 웃는 과정으로 다소 이동됐으며, 각각의 스포츠가 마치 한편의 인간극장을 보는 것과 같은 풍성한 스토리 창고와도 같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소외받는 이야기가 각광받는 시기는 사람들의 마음이 황폐할수록 더 잘 먹혀들기도 한다.


최근 등장한 ‘국가대표’나 ‘킹콩을 들다’만 봐도 뚜렷한 붐을 타지도 않고 특별한 공통점도 없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음에도 의외로 관객과 평단에 좋은 반응을 얻은 케이스다. 애초에 기대치가 낮은 부분도 있었지만 역도와 스키점프라는 종목 자체에도 메리트가 있을지가 가장 의문스러우면서 불안한 소재였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했든(안봐도 뻔히 예상되는 스토리지만) 그 의도만큼은 확실히 전달됐으니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 중 특히 ‘국가대표’는 스포츠 영화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실제 선수들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고된 훈련끝에 얻어진 리얼한 묘사와,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드라마가 그렇다. 영화 홍보 문구처럼 온갖 역경을 딛고 묵묵히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날아가는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희망 비행, 이 한 문장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는거나 다름없다.


스키점프하니까 스키, 스노보드 관련 몇몇 게임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온라인으로 만들어진 몇 개 작품들이 처음의 의욕과는 달리 빛을 보기도 전에 사라지게 된 경우는 비단 스키게임의 경우만은 아니다. 축구게임 개발사에 몸담았던 시절, 월드컵 붐을 타고 희망차게 시작했던 프로젝트도 지금은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인간 승리의 드라마, 각본없는 영화 등 스포츠를 장식하는 드라마틱한 문구들은 아직까지 돈으로 승부하는 인기종목만이 살아남는 냉혹한 현실속의 게임과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