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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형의 게임과 영화 사이 (#104)] 나쁜 남자 좋아하세요?

  • 경향게임스 khgames@khgames.co.kr
  • 입력 2009.09.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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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티비를 보다보면 나쁜 남자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들을 정도로 ‘나쁜 남자’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듯 보인다. 어째서 나쁜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전혀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지만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를 떠올리면 금세 수긍하게 되는건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심리적 이중성에 기인한다. 밑도 끝도 없이 마초 성향을 가진 남자는 혐오하지만 그럼에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면 한번쯤은 사랑에 빠져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것이다. 이를테면 ‘퍼블릭 에너미’의 조니 뎁처럼 말이다.


갱스터 무비는 어쩌면 장르 영화가 한창 성행하던 시절 자취를 감춰버린 듯 보였지만 최근 등장한 ‘퍼블릭 에너미’는 오랜만이란 감회때문인지 복고적이라기보단 오히려 신선해보인다. 1920년대와 30년대 가장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잡았던 갱스터 무비는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 등으로 검열에서 제외되었다 1980년대로 넘어가면서 고전적 갱스터 영화의 부활이 이루어진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시리즈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 장르의 가장 전형적인 특징을 들자면 주인공의 영웅주의이다. 주인공은 거대한 조직이나 사회적 실체와 맞서면서 비극적 운명에 처하고 그 과정에서 영웅적 면모를 드러낸다. 또한 선악의 이분법, 인과응보 등의 공식은 고스란히 ‘퍼블릭 에너미’에서도 이어진다. 미국 내 범죄가 최고조에 달했던 1930년대 경제 공황기를 배경으로 은행 돈만 털어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는 갱스터 존 딜린저는 FBI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지만 FBI의 자신만만한 선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 대담하고 신출귀몰한 솜씨로 은행을 털며 더욱 영웅화된다.


주인공 존 딜린저는 193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전설적인 갱으로 실수로 동료를 죽음으로 몬 갱 멤버를 달리는 차 안에서 차버릴 정도로 냉혈한 적인 캐릭터다. 그는 바에서 먼저 나와 혼자 집으로 들어간 여인 빌리에게 “내 여자는 그러면 안돼. 안 그런다고 맹세해”라고 이야기하는 마초 남자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위험도 감수할 남자이다. 어느 누가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를 거부할 수 있단말인가.


전형적인 갱스터 장르 게임은 ‘GTA(Grand Theft Auto)’시리즈를 들 수 있다. 범죄가 활개를 치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는 달리 현재 대도시를 배경으로 범죄자 역할을 맡아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대부분 번듯한 영웅 역할 게임과는 사뭇 다른 이 게임은 폭력성과 선전성으로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범죄세계에 발을 들이고 결국 승리에 이르게 된다는 점에서 영화에서 이루지 못한 주인공의 말로를 해피엔딩으로 끝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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