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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1주년 특집 기획] 프로게이머들의 인생 게임 – 롤도사 ‘베릴’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2.12.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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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면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게이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들이 선보이는 슈퍼 플레이나 인게임 분석에 대한 기사는 다양한 매체에서 연일 쏟아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프로게이머들이 개인적으로 어떤 게임과 캐릭터를 좋아하고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좀처럼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롤도사 ‘베릴’ 조건희 선수(사진=경향게임스)

이에 본지는 창간 21주년을 맞아 프로게이머들의 인생 게임에 대해 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준비했다. 첫 번째로 섭외한 선수는 올해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롤도사 ‘베릴’ 조건희다. ‘베릴’은 평소에도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골수 게이머이자 뛰어난 게임 지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12월 초 DRX 사옥에서 ‘베릴’ 선수를 만나 그의 인생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진성 헤비 게이머 ‘베릴’
본인의 인생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베릴’은 하나만 꼽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때까지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은 ‘그랜드 체이스’와 ‘겟앰프드’다. 뇌지컬로 유명한 ‘베릴’이지만 과거에는 짧은 시간 내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PvP 게임을 선호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래도 ‘겟엠프드’에서 [은]청룡이라는 상위권 계급을 달성했던 것을 보면 어려서부터 게임 재능은 출중했던 셈이다.
 

▲‘베릴’의 유년기를 함께한 ‘그랜드 체이스’(출처=공식 홈페이지)
▲20주년을 맞은 ‘겟앰프드’(출처=공식 페이스북)
▲호요버스의 ‘원신’(출처=공식 홈페이지)

‘베릴’은 ‘밀리언 아서’ 시리즈를 통해 수집형 서브컬처 모바일게임에 입문했다고 밝혔다. 이후 그는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와 ‘붕괴3rd’를 거쳐 호요버스의 ‘원신’에 빠지게 됐다. ‘베릴’은 담원 기아 소속으로 2020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롤드컵에 진출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자가격리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쉬면서 인터넷 서핑을 자주 했는데, 그러다 우연히 ‘원신’을 알게 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결국 해당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을 보면 ‘원신’이 그의 멘탈과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롤도사의 인생 게임과 최애캐
이외에도 ‘베릴’은 살면서 다양한 게임들을 즐겨왔다. 그는 PC·콘솔 게임 중에서는 프롬 소프트웨어의 ‘엘든링’과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를 굉장히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게이머들의 눈물을 쏙 빼기로 악명높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노멀보다 더 어려운 난이도를 선택했다고 하는 그의 대답에서 프로게이머다운 도전 정신이 느껴졌다.

▲‘베릴’을 프로게이머로 이끌어준 인생 게임 ‘도타’(출처=위키피디아)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그는 인상 깊었던 게임으로 ‘디펜스 오브 디 에인션트(이하 도타)’를 들었다. ‘워크래프트3’의 유즈맵인 ‘도타’는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2’ 등 현 MOBA 장르의 조상뻘 되는 게임이다. ‘베릴’은 ‘도타’를 약 2달 정도 미친 듯이 플레이하면서 해당 장르에 흥미를 가지게 됐고, ‘리그 오브 레전드’를 시작하면서 프로게이머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기자와 함께 과거를 되짚어본 ‘베릴’은 인생 게임 후보에 ‘도타’와 ‘원신’을 놓고 잠깐 고민하는 듯 보였다. 그는 잠시 생각한 뒤에 자신의 인생 게임으로 ‘도타’를 꼽았다. 
“‘원신’은 지금까지도 제가 가장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지만, ‘도타’는 저를 프로게이머로 ‘베릴’로 이끌어준 게임이기에 인생 게임은 ‘도타’라고 생각합니다.” 

▲‘베릴’ 선수의 최애캐인 ‘붕괴3rd’의 ‘엘리시아’(출처=공식 카페)
▲최애캐 엘리시아와 함께 찰칵(사진=경향게임스)

한편,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하 최애캐)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베릴’의 최애캐는 ‘붕괴3rd’에 등장하는 ‘엘리시아’로 그에게 관심이 있는 e스포츠 팬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그가 롤드컵 우승 이후 ‘애쉬’의 스킨을 희망한 것도 활을 사용하는 ‘엘리시아’와 비슷한 조형의 스킨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자신의 취향에 있어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첫 1분 안에 느낌이 와야 계속 듣는다는 ‘베릴’은 ‘엘리시아’가 첫눈에 들어왔고 지금까지 자신의 최애캐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상 깊었던 국내 게임
‘베릴’은 최근 국내 게임 중에는 ‘로스트아크’와 ‘승리의 여신: 니케’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특히 ‘로스트아크’와 같은 PC 온라인 게임의 경우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상 자주 할 수 없다 보니 휴식 기간에 몰아서 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롤드컵이 끝난 이후 군단장 ‘일리아칸’ 레이드를 클리어하면서 매우 보람찼다고 회상했다.
 

▲ ‘로스트아크’의 질병군단장 ‘일리아칸’(출처=공식 홈페이지)
▲‘승리의 여신: 니케’(제공=시프트업)

이어 ‘승리의 여신: 니케’의 경우 독특한 게임성을 높이 평가했다. 게임에 대한 호불호가 존재하지만, 세로형 건슈팅 콘셉트 등 기존 국내 모바일게임과 차별화된 시도가 흥미로웠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베릴’은 이 같은 건슈팅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보통 오락실을 가거나 고전 게임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모바일로 편하게 즐길 수 있어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언급했다.

롤도사의 추천 및 기대작
그는 팬들에게 추천할만한 게임으로 ‘원신’을 꼽았다. 고퀄리티 카툰 렌더링 그래픽과 감동적인 스토리 등 게임성 외에도 개발사 호요버스의 신속한 피드백에 높은 점수를 줬다. ‘베릴’은 개발사가 유저들이 아쉬워하는 점을 빠르게 인지하고 후속 업데이트에서 이를 보완하려고 하는 시도가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추가된 수메르 지역의 콘텐츠가 피드백을 통해 굉장히 우수한 퀄리티를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베릴’은 수메르 지역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다고 극찬했다(출처=공식 홈페이지)

또 ‘원신’은 타이밍에 구애받지 않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베릴’은 ‘원신’이 패키지 게임처럼 언제든지 시작해도 되는 게임이라고 평가했다. 특정 캐릭터가 없어도 게임 진행이 막히는 경우가 없기에 쉬었다가 복귀해도 부담 없이 적응할 수 있어 본인이 하는 게임 중에 가장 추천할만하다고 전했다.

▲‘베릴’의 기대작 ‘젠레스 존 제로’(제공=호요버스)

한편, ‘베릴’이 기대하고 있는 게임은 동사의 신작 ‘젠레스 존 제로’다. ‘젠레스 존 제로’는 로그라이트 액션 RPG로 지난 11월 부선에서 열린 지스타에서 시연된 바 있다. 그는 유닛을 배치해 적의 진행을 막는 디펜스 장르보다는 실시간 액션을 선호한다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아울러 바쁜 스케쥴로 인해 지스타에서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거나 관련 굿즈를 구매하지 못한 것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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