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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인터랙티브 무비에 대한 제안

  • 정리=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2.12.26 07:37
  • 수정 2022.12.2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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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로운 게임의 형태로 인터랙티브 무비(Interactive Movie)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인터랙티브 무비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영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사이에 분기점을 만들고, 시청자의 선택 혹은 액션에 따라 이야기의 진행이 달라지는 형태의 영상이다. 등장인물이 갈등하는 지점에 선택을 요구하기도 하고, 간단한 미니 게임을 넣어 게임의 결과에 따라 진행이 바뀌는 형식도 존재한다.

이런 인터랙티브 무비가 제작되기 시작한 건 몇 년이 됐으나, 최근 다양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형태의 영상은 90년대 중반에 인기 TV 프로그램 ‘TV 인생극장’은 방송 포맷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야기 전개 중간에 A, B 2개의 선택지가 주어지고, 선택지에 따라 다른 결말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당시 시청자의 선택을 실시간으로 확인이 어려워 2개의 선택지에 따른 각각의 결과를 모두 보여주는 형태로 제작됐다. 지금의 인터랙티브 무비는 훨씬 많은 분기점이 주어지고, 그에 따라 여러 가지 결과가 나타나는 멀티 엔딩 형태로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인터랙티브 무비는 비주얼이 실사 영상이라는 차이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게임성은 ‘비주얼 노벨’이나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와 같다.

게임과 영상은 많은 면에서 제작과 디자인의 과정이 다르다. 게임이 플레이어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몰입감을 높인다면, 영화나 드라마는 이야기의 전개나 영상으로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인다.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려면, 그에 맞는 적절한 기승전결이 필요하고, 이야기의 당위성을 위하여 많은 배경 장치가 필요하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선택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면서 캐릭터와 일체감을 느끼며 감정을 이입한다. 그러나 영상에서 시청자는 이야기의 전개에 동의하면서 몰입하고, 등장인물의 입장을 상상하면서 감정을 이입한다. 이런 몰입감의 차이는 디자인 과정에 반영돼야 하지만, 현재의 인터랙티브 무비는 이런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이야기의 전개는 완성도가 높은 하나의 흐름을 만들기도 무척 어렵다. 그런 이야기를 같은 소재로, 선택에 따른 분기별로, 여러 개의 결과에 따라 모두 몰입감 높게 제작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많은 인터랙티브 무비 제작사가 이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영상에서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게임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인터랙티브 무비에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 이야기를 설계한다면, 이야기의 초반에 분기점을 만들고, 그에 따른 전개 과정에는 선택지를 두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극적 긴장감이 높은 선택에서 마지막 분기점 정도를 제시하는 것이 전체적인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제작하면 제작비가 상승하고,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영상의 평균 제작비가 현재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고, 엔딩을 본 결말의 최종 선택지만 다시 선택해 볼 수 있는 옵션이나 결말을 본 이야기를 2회차 선택하면 이야기의 전개가 바뀌는 회차 플레이 등 이야기 외적인 부분에서 게임의 요소를 반영할 여지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필자의 제안이 다소 현실성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무비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오지랖 넓은 제안을 해 본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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