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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코드 네버’ 세대, TV만의 문제는 아니다

  • 정리=김상현 aaa@khplus.kr
  • 입력 2023.01.11 09:39
  • 수정 2023.01.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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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리서치 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블TV의 이용자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일명 ‘코드 커팅(Cord-Cutting)’이라고 부르는 케이블TV 해지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미국 가구 중 약 66%만이 케이블TV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3가구 중 1가구는 케이블TV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해지한 사용자는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를 나이로 다시 구분하면 MZ세대(18~44세)의 이용률은 57%까지 떨어진다. 아직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용을 유지해주고 있어 감소세가 덜하지만, 앞으로 감소는 더욱 빨라질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일명 ‘코드 네버(Cord-Never)’세대라고 불리는 케이블TV 가입 경험이 없는 세대의 확대이다. 현재 미국의 케이블TV는 가입자의 해지도 문제이지만, 신규 가입자 감소가 더 큰 문제이다. 전체 가구의 약 12% 정도가 케이블TV에 가입해본 적이 없는 가구이다. 이들이 방송의 주요 소비층이 될 시기가 오면 전통적인 TV 방송은 대중 매체로서의 영향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8년 전 TV를 버린 이후 TV 없이 생활하고 있다. TV가 없어도 일상생활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 국내 케이블TV도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아직 국내 케이블TV는 가격이 저렴하고, 결합상품이 많아 감소폭이 크지 않지만, 국내도 ‘코드 네버’ 세대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면 더욱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세대 간 문화적 경험의 차이는 소비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온라인 쇼핑의 규모가 오프라인 쇼핑의 2배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런 온라인 쇼핑에서도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극장 관객은 2019년의 60% 수준이며, 이런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는 TV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필자는 직업 특성상 게임 제작 1세대라고 불리는 선배 게임인들을 자주 보게 된다. 1세대 선배들은 분명 국내 게임 산업이 사실상 없던 시절부터 현재의 규모까지 성장시킨 존중받을 인물들이다. 그러나 몇몇 1세대 선배들의 90년대 창세기전을 만들고, 바람의 나라를 만들던 시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무겁다. 게임을 제작하는 현장이나 게임을 제작할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20년 전 이야기가 현재에도 통할 것이라 이야기하는 것은 방송국에서 시청률 60%의 국민 드라마를 다시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지금의 Z세대 혹은 ‘코드 네버’ 세대들은 키보드 자판보다 모바일 키패드가 더 익숙한 세대이다. 수많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존재하고, 1개의 게임을 아껴가며 몇 개월씩 플레이하던 세대가 아니다. 게임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적극적인 불만을 표현하는 세대이고, 퀘스트가 조금 어려우면 온라인에서 공략 자료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보통인 세대이다. “라면 먹고 갈래?”가 “넷플릭스 보고 갈래?”로 바뀐 것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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