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숫자로 풀어본 상반기 게임시장 결산 <2>

  • 지봉철
  • 입력 2003.07.14 18:2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게임업계, M&A열기 후끈
인터넷 업계에 인수합병(M&A) 열기가 뜨겁다. 코스닥 등록 준비 중이거나 이미 등록한 기업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물로 나온 ‘알짜’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 업체 웹젠이 코스닥 대표주로 떠오르면서 M&A 시장에서 게임업체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 RPG게임 ‘프리스톤테일’로 유명한 트라이글로우픽처스의 지분 51% 인수계약을 맺고 공동 경영에 나섰다. 네오위즈도 게임 개발업체 타프시스템을 인수했으며 인터넷보안업체 장미디어인터렉티브는 온라인게임 업체 밴하우스에 20억원을 출자하면서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메이저급 게임포털 엠게임에는 드림위즈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업체의 M&A 제안이 몰리고 있고, 모바일게임 선두업체인 엠드림과 넷마블은 M&A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0년대 '추억의 게임' 등장 봇물
과거의 기억을 더듬게 해주는 ‘추억의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80년대 국내 안방극장을 휩쓸었던 인기 TV외화들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들이 출시를 서두르고 있고 오랫동안 후속작 소식이 없던 게임들도 화려한 그래픽으로 중무장한 채 발매를 앞두고 있다. 오락실에서 50원짜리 동전을 넣고 했던 아케이드 게임들도 모바일, 온라인게임으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게임들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주는 것은 물론 세대간의 벽을 허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80년대 컬러 텔레비전 시대가 열리며 국내 안방극장을 휩쓸었던 인기 TV외화들이 게임으로 부활한다.
슈퍼자동차 키트의 활약상을 다룬 ‘전격Z작전’,고속도로 순찰대가 등장하는 ‘기동순찰대’, 화가 나면 녹색괴물로 변하는 ‘두 얼굴의 사나이’, 콤비 형사의 좌충우돌 버디물 ‘스타스키와 허치’ 등이 대표작이다.||■ 게임커플 200쌍, 이혼 '급증 추세'
아내와 수개월간 별거 중이던 김모씨는 최근 아내 최모씨와 이혼했다.
지난 2000년 모 온라인게임을 즐기다 만난 김씨와 최씨는 결혼에 골인한 지 3년 만에 ‘게임 같았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게임 속에서 만났을 때는 매너 좋고 듬직하기만 했던 김씨가 현실생활에서는 게임에만 집착하며 가정은 뒷전이었다는 게 최씨가 이혼을 요구한 이유였다. 직업을 구할 생각도 없이 게임 아이템 거래에만 매달린 김씨를 위해 최씨는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회사를 다니며 생계를 꾸렸다.
온라인게임 붐이 본격적으로 일던 99년 즈음부터 지금까지 게임에서 만나 실제 결혼에 성공한 커플은 국내에만 200쌍 이상.
그러나 결혼한 지 2~3년이 지나면서 최근 게임과 현실의 괴리를 뼈아프게 체험한 이들 커플이 결국 결별을 선언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게임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이들은 비싼 댓가를 치루고 확인한 셈이다. ||■ 970일 동안 포커게임 31만판 기록
한 온라인 포커 사이트의 최고수인 ID CXXXX는 2000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약 970일 동안 포커게임을 무려 31만판을 했다. 1판을 1분으로 치면 31만분, 5,166시간, 215일을 꼬박 이 게임에 바친 셈이다. 사이트 관계자는 “31만판은 970일 동안 하루 2시간~2시간30분씩 꼬박 쳐야 나올 수 있다”며 “어지간한 사람은 기록하기도 힘든 숫자”라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게임 사이트에서 활동중인 김모씨(26)는 2000년부터 포커게임만 9백40만판을 쳤다. 역시 게임 1판을 1분으로 치면 9백40만분, 1만5천6백67시간, 6,527일을 친 셈이다. 그런데 김씨가 실제로 게임을 한 기간은 1,245일이다. 믿을 수 없게도 김씨는 24시간 내내 쳐도 이룰 수 없는 전적을 쌓은 셈이다. 김씨는 “거의 매일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는 줄곧 컴퓨터 앞에 앉아서 먹고 자고 하면서 게임만 했다”고 자랑했다.
주부 박모씨(33)도 재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무려 24만판을 쳤다. 570일간 매일 20시간, 420판씩을 거르지 않고 쳐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 꺼져가는 벤처 신화에 불붙인 웹젠
게임업체 웹젠(대표 김남주 69080).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1434.5 대 1을 기록하며 3조3050억원이 몰린 이 회사에 대해 ‘꺼져가는 벤처 신화에 다시 불을 붙인 업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고 있다. 2000년 5월 웹젠은 현재 마이클럽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이수영 사장을 주축으로 현 대표이사인 김남주 사장 등 4명이 모여 창업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3D 그래픽으로 만든 온라인게임 ‘뮤’는 2001년 5월 공개 시범서비스(오픈베타)가 시작되자마자 석 달만에 사용자가 1백만명으로 늘었다. 같은 해 11월 유료화 이후 두 달만에 당시 자본금 12억7000만원보다 많은 24억원의 매출을 냈다. 작년에는 매출액 288억원에 순이익 152억원을 냈으며 올 1·4분기에는 매출액 130억원에 순이익은 7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 "빌로퍼의 가치는 얼마일까"
프랑스 미디어기업 비벤디유니버설의 게임사업부문 매각에 비상이 걸렸다. 비벤디는 막대한 부채를 갚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미국 엔터테인먼트사업부인 비벤디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VUE)를 비롯해 비벤디유니버설게임즈(VUG) 등을 공개입찰에 내놓은 상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벤디는 최소 100억달러로 추정되는 VUE의 2차 입찰자 명단을 선정했다고 발표하는 등 자산매각을 서서히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VUG 매각에 예기치 못한 암초가 등장했다. 지난 6월 30일 VUG 투자사이자 미국 게임개발업체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빌 로퍼 부사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빌 로퍼는 블리자드-노스(North)팀을 이끌면서 세계 게임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디아블로’ 시리즈를 비롯해 `배틀넷’을 개발한 인물. 미국 CNN은 CNN/머니 인터넷판에 지난 1일 게재한 `비방디 게임의 보석이 빛을 잃었다’라는 기사에서 빌 로퍼 사퇴로 VUG의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블리자드는 그 가치를 상실했다고 보도했다. 개발자가 게임회사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은 국내나 국외나 마찬가지. 빌 로퍼의 가치는 새로운 회사가 만들어지면 확인할 수 있을 듯.||■ 사이버머니·아이템 거래 시장 규모
사이버머니 및 아이템 거래 시장 규모는 올해 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50%에 해당할 정도. 이번 사이버머니 현금거래로 챙긴 돈이 7천여만원에 이른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정도 단일거래액이 가능하다면 사이버머니가 또다른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은행 계좌이체가 투명해지면서 사이버머니 매매를 통한 ‘돈세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2005년 예상 게임산업의 규모
지난해 3조원 규모였던 게임산업은 오는 2005년에는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2003년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은 3조4천26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성장했다고 밝혔다. 올해 시장규모는 4조6백65억원으로 늘어나고 2005년에는 5조1천5백1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시장별로는 지난해 PC방이 1조4천7백51억원 규모였고 게임장이 6천7백62억원이었다. 종류별로는 온라인게임이 4천5백22억원, 아케이드게임 3천7백78억원, PC게임 1천6백47억원, 비디오게임 1천5백62억원, 모바일게임 1천4백억원 순이었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2001년 이후 연평균 80%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 시장규모가 지난해 1천4억원에서 2005년에는 3천8백억원대로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온라인게임은 앞으로 연평균 25% 이상의 고성장을 계속해 2005년에는 9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가정용 비디오게임시장은 올해 PC게임시장을 추월해 2005년에는 온라인게임에 이어 두번째로 시장규모가 큰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힐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게임 수입규모는 1억6천96억달러로 전년대비 1백46% 급증한 반면 수출은1억4천80억원으로 8% 성장하는데 그쳤다. ||■ 사이버머니 6270경원 빼돌려
‘일-십-백-천-만-억-조-경(京)-해(垓)-자(자)-양(穰)-구(溝)-간(澗)-정(正)-재(載)-극(極)-항하사(恒河沙·갠지스강의 모래 같은 수)-아승기(阿僧祇·항하사의 1만배)-나유타(那由他·아승기의 1만배)-불가사의(不可思議·나유타의 1만배)-무량대수(無量大數·불가사의의 1만배)’
-경찰이 발표한 숫자 단위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게임업체 서버를 해킹해 6270경원의 사이버머니를 빼낸 뒤 이를 판매한 혐의로 최모씨(22·K대 컴퓨터공학과 1년) 등 2명을 구속하고 공범 채모씨(36)를 불구속 입건했다.
사이버머니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현금과는 다르지만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때 사용할 수 있어 현금과 유사하게 유통되고 있다.
최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 인터넷 게임회사인 A사 서버에 침입해 사이버머니 생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890여 차례에 걸쳐 6270경원(1경은 조의 1만배)의 사이버머니를 빼낸 후 이를 현금 15억여원에 판매한 혐의다. 특히 최씨는 이 중 7억3600여만원을 수고비조로 받아 인터넷 보안컨설팅회사까지 설립하는 한편 식사 한 끼에 100여만원을 쓰고 수차례에 걸쳐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호화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천문학적 숫자의 사이버머니 해킹 범죄가 늘어나면서 경찰은 위와 같은 숫자 단위표를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