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은 종사자의 평균 연령이 무척 낮은 산업군이다. 국내 전체 산업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40세가 넘고, 전통 산업 중에는 종사자 평균 연령이 50세가 넘는 산업군도 있다. 주변 대부분의 게임사에서 직원 평균 나이가 40세의 회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30세 초반 평균 연령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조금만 나이가 많아도 제작 실무를 하는 인력을 보기가 쉽지 않다. 제조업에서 50대 생산직은 찾기 쉬워도, 게임사에서 50대 실무 프로그래머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게임산업의 특성을 반영하듯 다른 산업보다 세대 갈등에 관한 문제가 더 자주 언급된다. 흔하게 이야기되는 MZ세대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요즘 흔하게 듣는 말 중에 MZ라고 묶어서 부르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현재 30대를 대표하는 M세대와 20대를 대표하는 Z세대는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Z세대 혹은 ‘젠지’라는 표현도 각자의 개성을 무시하는 표현이니 싸잡아 말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그 들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기성세대 혹은 꼰대 입장에서 문제를 말하자면, 왜 그들은 기성세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지 물어보고 싶다. 대부분의 산업군은 다수의 기성세대와 아직은 소수인 M세대와 Z세대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세대 구성이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다수의 기성세대가 새로 들어오는 MZ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게임 산업은 특히 다수의 MZ세대와 소수의 기성세대가 일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다수인 MZ가 기성세대를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M과 Z는 다르고, 젠지도 사람마다 개성이 있다고 말하면서, 50년대 베이비부머 세대부터 70년대 X세까지를 하나로 묶어 꼰대, 틀딱 같은 비하 발언을 여과없이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최근 여성 단체에서 한국의 젊은 남성들을 잠정적인 가해자 취급하고, 정당한 문제 제기도 2차 가해로 매도한다는 젊은 남성들의 성토가 많았다. 지금 많은 한국의 기성세대가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잠재적 꼰대 취급을 받고, 정당한 문제 제기도 틀딱같은 발언 취급을 받으며,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에 대한 잠재적 가해자 취급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지금 젊은 세대의 삶이 편하다거나 녹녹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치열하게 살아왔으니 무시하지 말라는 항변이다. 지금의 X세대는 평균 연령 100세 시대를 맞이할 첫 세대이다. 급속한 기대 수명의 증가를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고, 사회는 아직 그것에 대한 준비가 없는 세대이다. 전후 세대는 60세까지 일하고 20년의 노년을 고민했다. 그러나 지금 4~50대는 최소 70세까지 일하고 30년의 노년을 고민해야 하는 세대이다. X세대가 실험 대상이 돼 급격한 기대 수명 증가에 따른 대책을 만들지 않으면, Z세대는 60세까지 일하고 60년 노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Z세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과거와 다른 어려움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생각은 없다. 잘 알지도 못하는 Z세대에 관해 이러쿵저러쿵할 생각도 없다. 다만, 잘 모른다면 기성세대에 대해서도 쉽게 말하지 말았으면 한다. 기성세대도 과거에 없던 빠른 변화를 먼저 경험하면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세대이다. 특히, MZ가 다수인 게임업계라도 이런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글이나 기사가 MZ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에 관한 내용이고, MZ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기성세대는 찾기 쉬워도 반대의 경우는 보기 어려운 현실에 대한 넋두리이니 이해를 바란다.
최근 방송에서 치매 노인을 우리의 과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느낀 점이 많다. 세대의 차이는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서로 이해가 어렵다. 이해가 어려운 관계는 서로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인정이 없다면 자신의 이해를 강요하게 된다. 기성세대에게 MZ의 생각을 강요하고, 기성세대를 싸잡아 욕하는 것은 스스로 비난하는 사람처럼 되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볼 문제이다. 젊은 꼰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있을 것이며, 꼰대도 MBTI 16개 구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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