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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출신지역별 분포 <1> 서울·경기·경상도

  • 김수연
  • 입력 2003.06.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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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사람은 나서 서울로 보내고 마소는 시골(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듯이 사람은 넓고 큰 곳에서 자라야 출세할 기회가 많다.

서울·경기지역은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답게 개발자를 가장 많이 배출시킨 도시다. 예상했던 결과겠지만 이렇듯 서울·경기지역에서 개발자들이 많이 배출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서울·경기지역 출신의 개발자가 많은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인구에 비례하는 수치이다. 또한 서울·경기지역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이같은 수치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한국게임제작협회에서 조사한 ‘게임제작사 및 배급사 지역분포 현황(2002년 12월)’ 통계에 따르면 인천을 포함한 서울·경기지역에는 게임제작사 88%, 유통사는 90.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핵심적인 메이저급 업체들 또한 밀집해 있다보니 인력의 수급 및 신속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도 용이하다는 잇점을 갖고 있다.

이 밖에 관련업종·업체와의 연계고리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관련학과를 둔 대학은 총 25개 정도로 전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만 수 십여 개의 게임관련협회나 개발자 양성기관들은 지나칠 정도로 서울·경기 지역으로 몰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에서는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도도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임산업이 활개를 치던 99년도에 문화관광부는 게임종합지원센터(현, 한국게임산업개발원)를 설립해 본격적인 게임산업의 진흥·육성에 나섰다. 이로써 게임 개발사들에 대한 지원도 활발해졌다. 2000년부터는 게임아카데미를 개원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우후죽순처럼 게임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들이 늘어났다. 세계적인 규모의 게임전시회 및 컨퍼런스도 서울을 중심으로 개최된다. 그 중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대한민국 게임대전(KAMEX)’다.

세계 3대 게임강국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시작된 ‘대한민국 게임대전(KAMEX)’는 E3, TGS, ECTS에 버금가는 세계적 게임전시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서울시와 10여 개 게임관련협회 후원으로 매년 삼성동 코엑스에서 치러진다.
아케이드, PC, 온라인, 비디오, 모바일게임 전시와 애니메이션, 게임 및 IT관련학과·학원·아카데미 전시까지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행사로 손꼽힌다. 게임산업의 기술과 정보교류와 마케팅 활성화에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인의 게임축제 ‘월드사이버게임즈(WCG)’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 WCGC(World Cyber Games Challenge) 이래로 매년 개최되고 있는 WCG는 e-스포츠를 통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문화를 이끌고 통합적이고 흥미로운 게임 관련 컨텐츠를 전 세계에 제공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국제 게임대회로서, 전 세계 약 50개국의 프로게이머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진정한 교류와 화합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조사 중 일부 서울출신 개발자들은 “만약 내가 지방 출신이었다면 개발자를 꿈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적인 요소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은 게임관련 인프라의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게임개발자들이야 말로 축복 받은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경상도는 부산, 대구, 울산을 포함해 전체의 17%를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중 절반 이상이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다. 서울을 제외한 지방 출신 중에서 경상도, 특히 부산 출신이 많은 이유는 뭘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 다음으로 인구분포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경상도다.

■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잇점도 한몫
게임업체들 사이에서는 부산이나 경상도 사투리가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을 이유로 들어 통계적으론 타 도시와 다를 바 없지만 거친 말투 때문에 경상도 출신이 많아 보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산지역 출신의 개발자가 타 지방에 비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게임분야에서도 부산과 서울간의 상호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서울과 연계한 게임관련 기술강연과 게임산업간담회 등이 잇따르고 있으며 지역 게임개발업체 일부는 중앙지역과의 공동 개발 및 마케팅을 통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게임분야에서 부산은 ‘게임개발’, 서울은 ‘마케팅 및 서비스’ 형태의 협력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손꼽힐 만큼 인구도 많고 산업 구조적인 측면에서 발달해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산 지역은 지리적으로 게임강국인 일본과 근접해 있어 게임문화를 좀 더 빠르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라는 논리가 가장 잘 들어맞는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게임산업의 역사를 돌이켜 보자. 70∼80년대는 업소용 아케이드게임이 유행할 당시만 해도 그 누구도 50원짜리 ‘오락’이 ‘산업’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었다.
먹고살기 바쁜 시절에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문화로만 생각했다. 80년대 후반에 일본이 가정용 비디오게임시장을 열었으나 고가의 가정용게임기는 소위 있는 집 자식들이나 가져보는 고급 장난감에 불과했다. 또한 정식 수입 경로가 없어 항구를 통해 밀반입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과 가까이 접해 있어 수출과 수입의 요충지이며 일본의 게임과 불법 소프트웨어의 유입 경로가 바로 ‘부산’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히 게임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새로운 게임정보를 받아들이는 시기가 빨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부산 출신의 개발자들의 경우는 게임을 좋아하는 성향이 다양하고 놀고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강하다고 한다.
지역감정을 부추기자는 의도는 아니지만 경상도 지역이 오랜 시절 정권을 장악하며 산업적·경제적 성장을 거듭해 온 것도 이유라면 이유다.

유양희 기자|y99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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