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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마케팅과 브랜딩

  • 정리=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23.03.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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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몇 년간 대학에서 게임 비즈니스모델에 관한 강의를 했다. 강의 중 질문을 해보면 많은 학생이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 학생들의 경우는 배울 기회가 없어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많은 대표와 이야기하던 중 게임 제작사 대표들도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마케팅과 브랜딩의 차이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일단 사전적 의미의 차이는 마케팅은 판매 활동이고, 브랜딩은 인식 활동이다. 게임의 패키지를 팔거나, 게임의 과금을 유도하는 행위는 마케팅이다. 게임을 플레이한 사용자가 게임에 대해 인식하고, 주변에 게임을 알리고, 차기작을 기다리거나,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것은 브랜딩이다. 출시된 게임의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건 마케팅이고, 출시를 기다리게 만드는 건 브랜딩이다. 결국, 마케팅은 상품을 팔리게 하는 활동이고, 브랜딩은 상품의 이미지 즉, 정체성을 만드는 활동이다. 실제 많은 대표와 이야기해보면 브랜딩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은 마케팅인 경우가 많다. 혹은 마케팅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마케팅은 즉각적인 매출로 이어지지만, 브랜딩의 성과는 정확한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마케팅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기업을 운영한다는 건 결국 브랜딩을 하는 과정이다. 

마케팅과 브랜딩은 게이머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마케팅은 한다는 건 게이머가 게임을 사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멋진 홍보 영상을 만들거나,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결국 마케팅은 게이머 스스로 인정하는 논리적 이유를 제시하여 게임에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브랜딩은 감성적 동기를 인식시키는 것이다. 캐릭터의 매력을 인식시켜 꾸미고 싶은 동기를 제시하거나, 내일도 다시 플레이하고 싶도록 유도하거나, 게임의 이름을 강하게 각인시켜 차기작을 기대하도록 하는 것이다. 게임에서 이런 브랜딩은 통상 IP의 구축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마케팅은 게이머의 행위를 유도하지만, 브랜딩은 게이머의 행위를 유지 혹은 반복시킨다. 

그러나 이런 마케팅과 브랜딩 사이에는 적절한 균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마케팅은 돈이 되지만, 잘못된 마케팅은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그리고 과도한 브랜딩은 매출을 하락시킨다. 통상 마케팅은 과금 유도이고, 브랜딩이 중심이 되면 속칭 착한 게임이 된다. 어느 한쪽이 평범할 때는 한쪽에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한쪽이 수준 이하이면 한쪽으로 경쟁력을 만들 수 없다. 너무 과도한 과금 유도는 게이머를 질리게 만들고, 너무 착한 게임은 회사를 유지할 수 없다.

많은 대표가 게임 자체에만 신경을 쓴다. 이는 마케팅에만 신경을 쓰는 것과 같다. 마케팅은 내 제품이 좋다고 외치는 일종의 호객행위이다. 마케팅의 메시지는 직접적이고, 게이머에게 직접 전달되며, 신뢰감이 낮다. 브랜딩은 게이머에게 게임의 인상을 남기는 것이며, 주변에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게 하는 것이며, 간접적이지만 시장의 검증된 데이터로 인식시키는 효과가 있어 신뢰감이 높다.

마케팅과 브랜딩은 상호보완이 필요하며, 마케팅없는 브랜딩은 가난하고, 브랜딩없는 마케팅은 불안하다.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제작되던 게임이 출시 전 조용히 사라지거나, 큰 히트작 한편 이후 차기작이 망하면서 제작사가 폐업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대표가 마케팅과 브랜딩을 모두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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